칼럼-마음공부를 취미삼자
칼럼-마음공부를 취미삼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8.21 18:2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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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마음공부를 취미삼자


여유 없고 힘든 삶이라도 현실에 충실하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살아가자.

가령 팔이 아프면 아픈 팔이라도 붙어 있는 것에 감사하고 아픈 무릎이라도 걸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자. 만약 팔다리가 없다면 아프고 싶어도 아플 수도 없지 않은가.

몸이 아파 장기 입원해본 사람은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것이다.

몸은 건강할 때 아껴 쓰고, 일할 수 있을 때 열심히 일해야 한다. 행복이란 많은 재산과 명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 매일 기쁘게 일하고, 가족과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여유롭고 멋진 삶은 쉽지 않다. 물질적 풍요를 얻고 나면 오히려 정신은 공허해져서 수시로 극락과 지옥을 왕복하게 된다. 마음을 비워서 남들과의 의견충돌을 피하며 살아가자.

상대방의 말에 섣불리 끼어들어서 자신의 의견을 잘못 덧붙이면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고 구업(口業)의 화신이 될 수도 있다. 묵언(默言)한 사람은 잘 익은 사람이고, 떠드는 사람은 덜 익은 사람이다. 짙은 눈썹, 우뚝 솟은 코, 예쁜 입술을 가진 잘생긴 사람이라도 공부가 되어있지 않으면 언행이 경솔하고, 지혜가 부족하여 어리석은 착각을 자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소주를 생수로 착각하여 마시고 운전을 해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게 된다.

내가 남을 죽이면 살인이지만, 스스로를 죽이는 (자살)행위도 엄연한 살인이므로 죽어서도 그에 상응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한다. 내가 남의 집에 불을 질러도 방화범이고, 내가 내 집에 불을 질러도 방화범이다. 두루두루 생각하고 마음공부를 하여 지혜롭고 총명하게 살아가자. 무엇에도 집착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모두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훈련만이 평온으로 이끌어준다. 죽음이 면전에 닥친 것처럼 적극적 능동적으로 살아가보자.

무념(無念)이 문(門)이며, 무언(無言)이 문(門)이고, 무심(無心)이 길(道)이다. 먹을 때는 먹는 데만 충실하고, 걸을 때는 걷는 데만 충실하며, 잠잘 때는 잠자는 데만 충실해야 한다.

먹으면서 걷고, 걸으면서 잠자고, 잠자면서 온갖 것을 떠올리지 말자. 그리고 마음공부를 할 때는 온 정신을 집중하도록 하자. 노루는 쓸개가 없고, 개는 색맹이지만 귀신을 본다.

소는 바람을 보기 때문에 짐승들도 인간이 갖추지 못한 것들을 갖추고 있다.

인간도 어떤 면에서는 짐승에게 뒤떨어진 면도 분명 있다. 명당에서도 시체는 썩고, 그 시체는 구더기가 파먹으며, 그냥 산에 내다버리면 까치나 짐승들의 먹이가 된다.

겉만 가꾸지 말고 내부를 꽉꽉 채워나가자. 산사의 일은 장마철에 잡초 돋듯 해도 해도 끝이 없지만 수행자들은 ‘나 지금 여기 살아 있음’에 깊이 감사하며 기쁘게 살아간다.

사람은 “첫째, 무병장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둘째, 뛰어난 외모를 갖추어야하며, 셋째, 커다란 능력을 갖추고, 넷째, 훌륭한 식견을 갖추어야하며, 다섯째, 넉넉한 경제력을 확보하고, 여섯째, 육신을 강하게 단련해야하며, 일곱째, 언변을 분명하게 하고, 여덟째, 대중을 두려워 않는 설법 자가 되도록 단련해 나가야한다. 죄의 근본은 공부 않고 허송세월 보내는 어리석은 마음에서 나온다. 취미 중에 공부하는 취미가 제일가는 멋이다.

공부를 하면 넓고 풍부한 마음이 되어 정신건강도 윤택하게 된다. 무언가를 배울 때에는 “첫째, 자리에서 일어나서 질문을 하고, 둘째, 옷매무새를 바로잡아야하며, 셋째, 태도를 공손히 하고, 넷째, 존경하는 시선을 가져야하며, 다섯째, 한 결 같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질문하도록 하자. 배울 때는 예의를 갖추어야한다. 오늘은 예(禮)를 닦고 내일은 의(義)를 베풀며 모레는 인(仁)을 행하여 마음공부를 취미로 삼아 멋진 삶을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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