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고위층의 진실공방
진주성-고위층의 진실공방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8.21 18:20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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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고위층의 진실공방


나라 안이 성한 곳이 없다. 처처가 너덜너덜 헐고 곪았다. 원칙과 기준이 무너지고 도덕적 해이가 몸에 배였다. 건드리기만 하면 온갖 비리와 부정과 부패가 줄줄이 연결되어 그 끝이 어딘지 조차 가늠이 안 된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 한때는 대통령들의 친인척비리로 국정이 몸살을 앓았다. 그리고는 현직의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되고 옥살이까지 하고 있고 이어서는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되었다. 하늘에 부끄럽고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실추되어 나라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최상위의 공직자들이 눈치껏 자리보전에만 매달려서 아스라이 외줄타기를 하는 듯하다. 양심과 철학을 실정에 맞추려니 갈등이 일기마련이다.

현실에 동화되지 않는 생활의 철학이나 삶의 신조를 억지로 실정에 꿰맞추지 않으면 조직과의 이완으로 환멸의 비애까지 감내하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안위와 영달에 매달려서가 아니라 나름대로의 신념으로 정도의 길을 열어보려고 고뇌하면서 더딘 걸음으로라도 정의로운 국정을 이끌어보려고 애쓰는 모습마저 애처로울 정도로 현실이 꿈꾸던 이념과 어긋나있다. 이것이 밖에서 보는 고위공직사회의 현실이다.

양심과 소신의 발언이 하극상으로 취급되어 지위계통의 기강을 무너뜨린다고 배척되어서는 안 된다. 쇄신이 끊임없이 요구되는 것이 공직사회다.

새로운 기획이 없으면 발전이 없고 심오한 고뇌가 없으면 나아가지 못한다. 누구나 갖는 생활의 철학이지만 이의 바탕에는 양심과 도덕이 근본이 되고 법과 규정이 기본이 돼야 한다. 삶의 철학과 생활의 소신이 현실과 어긋나고 있어 지금의 나라 안이 너덜거리는 이유이다. 고위공직자들의 진실공방이 볼썽사납다. 사실관계를 놓고 쌍방의 주방이 엇갈린다는 것은 어느 한쪽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안이 경위의 진실은 사실 하나이다. 견해의 차이는 결과에 기속되지만 경위의 진실은 사실만이 존재한다.

있었던가, 없었던가를 두고 ‘사실이다’ ‘아니다’로 다투는 것은 경위와 과정을 두고 다투는 것이므로 분명한 것은 어느 한 쪽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이다.

자기 방어를 위한 거짓 진술인가 아니면 상대를 해하려는 거짓말인가. 어찌하여 진실공방이 고위공직자들과의 사이에서 일어나나를 생각하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최고위층의 국가조직이든 하위조직이든 공직이면 국민에 대한 지도층의 집합체이다. 국리민복을 위한 지향하는 목표가 한 곳이다. 사리사욕이 아니므로 다수의 뜻이나 상관의 의사와는 거리를 달리한 기획이나 발언이라도 당당하지 못할 까닭은 없다. 정도를 지키면서 말이다. 소신과 철학이 현실에 굴복하고 정의가 실리 앞에 무릎을 꿇으면 정의사회구현은 요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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