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와이리 좋노!
아침을 열며-와이리 좋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8.28 18:32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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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와이리 좋노!


내가 가장 존경하는 시인 중의 한 사람이 시인 송경동이다. 존경하는 이유가 너무도 또렷하다. 그는 분명히 이렇게 말했고 실천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돈을 위해 살지 않겠다” 놀랍지 않은가. 경이롭지 않은가 말이다. 그는 돈이 많은 사람이 절대로 아니다. 그러나 돈을 제법 벌어 본 적도 있다. 그리고 깨달은 것. 오직 돈을 위해서 살면 인생이 필히 실패한다는 걸. 처음 그를 만난 건 부산 영도에서다. 김진숙 동지를 지원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타고 갔다가 수 많은 김진숙과 수 많은 송경동을 만나는 행운을 손아귀에 알뜰하게 쥐게 되었다. 내가 복이 많은 거지.

바로 며칠 전에 또 달리 존경해야 마땅한 사람을 발견하는 행복을 누렸다. 지금까지도 그 행복을 누리는 중이고 계속 누릴 계획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이른바 그 사람이다. 그는 말했다. “퇴직한 40대와 50대가 치킨집처럼 진입장벽이 낮은 창업이 아니라 새로운 활력이 일어나는 창업을 해야 한다” “정부는 퇴직자의 전공을 살리는 것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지원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우와! 놀랍지 않은가. 그는 새로운 활력이 일어나는 창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이 말의 참뜻을 제대로 알아먹어야 한다. 그래야 끝까지 잘 살고 잘 늙어 갈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잘 살고 잘 늙어가고 싶다. 그러려면 활력이, 게다가 새로운 활력이 팍팍 일어나야 한다. 경제신문 이데일리에 난 조영무의 기사를 읽고 잘 생긴 그에게 반한 건 물론이고 나는 정말이지 신이 났다. 돈을 위해 살지 않겠다는 송경동 시인이 곧 상기되며 우리나라가 복이 많은 나라라는 걸 또 한번 생각했다. 조영무는 경제계의 송경동이다. 송경동은 문학계의 조영무다 해도 무슨 상관인가. 두 사람 모두 국보인 것을. 도올 선생은 우리나라에 저 두 사람 같은 사람이 백 명만 있어도 된다고 했는데 감히 짐작하건데 백 명은 이미 훨씬 넘었으니 안심하시라!!!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앞서서 깨달은 귀한 지혜를 이렇게 깃발처럼 흔들고 있는 송경동과 조영무 같은 선각자들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배워서 우리 자신의 인생을 보다 풍성하게 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다. 물론 게중에는 콧방귀를 뀌면서 또 딴지를 걸며 죽어라고 되지도 않는 치킨집이나 기웃거리며 돈을 쫓아서 돈돈거리다가 그나마 거머쥔 목돈을 날리고 남탓 하느라 새로운 활력은 1도 모르고 늙어갈 축도 있을 것이다. 바라건데 그러지는 말기를. 잘살아 보자는 게 인생이다. 제발이지 재벌과 대기업의 프레임에 걸려서 불을 보고 뛰어드는 불나방은 이제 그만.

한 직장에서 퇴직금이 나올 정도로 오래 일을 하고 퇴직금을 받고 퇴직을 했으면 너무도 당연히 이제 돈 버는 일에서는 자유로워져야 한다. 돈 버는 것보다는 전공을 살려서 인생을 제대로 즐기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 동안에는 일만 꿍꿍 하느라 일만 하는 습관이 들었으면 한 일 년 빈둥거리며 인생을 제대로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슬슬 공부하며 알아보자. 어떻게 하면 돈은 1도 안 들이고 신나게 노는 방법이 있는지 신나게 고민해보자. 내 자신이 무엇을 해야 가장 행복할지 알아보는 것이 진짜 공부다. 가진 건 시간뿐이고 얼마나 갖고 싶었던 시간인가 말이다.

지금도 참으로 잘해주고 있지만 정부도 도올이나 송경동이나 조영무와 같은 사람들의 마음을 소중히 받들어 잘 알아먹어서 국민을 제대로 행복하게 해주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조영무의 전공을 살리는 것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지원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말을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돈이 있어 행복한 게 아니라 내가 살아있는 그것만으로도 실은 행복이라는 걸 국가 차원에서 계몽하고 지원해야 한다. 우리도 자신이 행복한 데에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걸 매순간 상기해야 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전공을 살려서 그 일을 하며 행복해지는 게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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