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먼저 ‘태사공자서’와 ‘한서’의 ‘사마천전’을 읽어 저자의 연대·성행(性行)·경력 및 ‘사기’ 전체의 윤곽을 알 것. ②‘한서’의 ‘서전’의 ‘사기’를 논한 부분과 유지기의 ‘사통’의 ‘육가(六家)’편·‘정사(正史)’편과 전초의 ‘통지(通志)’의 총서에 ‘사기’를 논한 부분과 ‘수서(隋書)’의 ‘경적지(經籍志)’및 ‘사고제요(四庫提要)’의 사부(四部)·정사류(正史類)에 ‘사기’를 논한 부분을 읽고 ‘사기’가 사학계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가치를 대략 알아둘 것.
이제 상식적 독법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사기’는 최초의 정사이며 체계적이고 주의주장을 지니고 있는 고대사이며 문장이 또한 지극히 우미하여 2천 년래 배우는 사람들이 송습함으로써 국민상식의 일부가 되어 육경·제자서(諸子書)와 그 지위를 나란히 하는 책이 되었다. 그러므로 모든 학문하는 사람이 반드시 일독해야 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전편은 권질이 자못 호번하여 다 읽어내기가 쉽지 않으므로 지금 시간과 정력의 절약을 위하여 우선 아래의 각 부분을 추려내어 본다.
⑴저술의 체례와 주의주장을 연구하기 위하여 읽는 경우
‘사기’는 아주 복잡한 체제를 혼용하여 체계화한 것이며 안배가 완전 무결하다고 함은 이미 앞에서 말하였다. 오직 열전 하나만 보더라도 사회와 문화의 각 방면이 빠짐없이 고려되고 있는 것이다. 즉, 정치 방면의 대표적 인문은 말할 것도 없고 학문예술 방면의 인물도 빠짐없이 다루어지고 있다.
유향의 소위 ‘칠략’에 따라 분류하여 보면 중니제자·노자·장자·신자·한비자·맹자·순자 등의 열전은 선진시대의 학파를 거의 망라하였으며 ‘유림점’은 진·한 시대의 학파의 연원을 특히 상세히 서술하고 있는 바, 이상은 ‘육예략(六藝略)’·’제자략(諸子略)’에 속한다. 또 사마양저·손자·오기 등의 열전은 ‘병서략(兵書略)’에 속하고 굴원·가생·사마상여 등의 열전은 ‘시부략(詩賦略)’에 속하고 편작·창공전과 같은 것은 ‘방기략(方技略)’에 속하고 귀책·일자 같은 것은 ‘술수략(術數略)’에 속하는 것이다. 또 ‘화식전’이 사회경제에 치중하고 ‘외척’·‘영행’양전(兩傳)이 한 대 정치의 화기(禍機)기 숨어 있는 곳을 암시해 주는 등 도처에서 특출한 식견을 보여 주고 있다.
⑵고대사를 연구하기 위하여 읽는 경우
‘사기’는 최고의 통사이므로 고대 사적을 알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연구의 기초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런 목적으로 읽는 사람은 먼저 ‘대략을 보는’ 독법으로 전편을 단숨에 한 번 읽고 다음에 다시 자기 자신의 안목을 가지고 시대마다 관건이 되는 요점을 찾아내어 그것과 관계있는 사항들을 집중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서 정독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능히 근본적이고 가장 주요한 것을 파악할 수 있고 막연히 읽다가 귀착점을 모르게 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 경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