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환절기의 피부 관리법
한의학 칼럼-환절기의 피부 관리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9.16 18:0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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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환절기의 피부 관리법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접어드는 환절기가 올 때면 항상 피부 트러블로 고생하는 분들이 있다. 그 증상도 대체로 비슷한데, 얼굴을 비롯한 전신의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표면이 거칠어지며 심하게는 안면 홍조를 띠는 것이다.

환절기 트러블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피부 장벽’이라는 개념의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의 피부는 표피와 진피, 그리고 피하지방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표피의 가장 최상층이 우리가 각질이라고 부르는 부분이다. 마치 벽돌의 사이가 시멘트로 메워지듯 각질 세포의 사이사이는 지질 성분이 메우고 있는데, 이 지질 성분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미세 먼지 등의 유해물질이 체내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준다.

환절기에는 기온이 떨어져 땀의 분비가 줄어들고 건조한 환경 때문에 각질층의 수분 함량이 떨어지게 되는데, 우리의 몸은 피부 장벽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각질층을 생성하게 된다. 이 때 각질 제거와 보습만이 해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각질을 무리해서 제거하게 되면 피부 장벽이 무너져 유해 성분이 피부를 쉽게 통과하고,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해져 염증에 취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의학에서의 피부는 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피부에서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호흡이 이루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폐와 피부는 넓은 의미에서 같은 호흡 기관이라 할 수 있다. 폐는 열에 특히 취약한데, 열은 위로 올라가는 속성이 있고 폐는 장기 중에 가장 위쪽에 위치해 있어 타격을 가장 크게 받게 된다. 흡연을 하는 사람들에게 피부 질환이 쉽게 나타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환절기에는 호흡기계 감염이 증가하는 시기이고, 감염에 의해 발열이 나타나면 피부의 염증반응 또한 악화되기 쉽다. 또, 가을이나 겨울처럼 기온이 떨어지고 건조한 환경에서는 폐와 피부가 함께 건조해진다. 이 때 폐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윤폐(潤肺)를 하게 되면 피부의 재생력도 함께 회복될 수 있다.

그렇다면 환절기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고 피부 재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밤에 창문을 열어 놓고 자고 있지는 않는지 체크해본다. 날씨가 선선해졌다고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자고 일어난 뒤에 목이 붓고 아팠던 증상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호흡기 감염이 이렇듯 취침 시에 일어난다.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창문을 꼭 닫고, 환기는 햇볕이 잘 드는 낮에 하는 것이 좋다. 가습기를 틀어두는 것도 실내 습도 유지에 도움이 된다. 단, 가습기 내부는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므로 매일 세척하는 편이 좋다.

세안을 할 때는 절대 뜨거운 물로 하지 않는다. 지나친 각질 제거도 금물이다. 피부에 미세한 염증과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자극이 적은 세안제를 사용하고 여름철보다는 유분이 있는 보습제를 사용한다. 환절기에 온 몸이 가려워 잠을 들지 못하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이는 샤워 후 물기가 약간 있는 상태에서 로션을 발라주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쉽게 호전된다.

폐와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보음 음식으로는 도라지와 더덕 같은 뿌리채소가 있다. 더덕은 반찬으로 만들어먹어도 좋고, 도라지는 차로도 끓여먹기 편하다. 윤폐작용을 하는 또 다른 음식으로는 둥굴레가 있다. 둥굴레차를 꾸준히 마시면 폐와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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