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겸손하게 살아가자
칼럼-겸손하게 살아가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9.18 18:3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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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겸손하게 살아가자


사람에게는 바보와 백치의 두 부류가 있다. 바보는 정직하여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것은 결과를 따져보거나 좌고우면하지 않고 아무리 어려워도 무조건 그걸 우직하고 올곧게 밀어붙여 나아가면서 어려운 난관들을 돌파한다. 백치(白癡)는 백지(白紙)처럼 머릿속이 텅 비어서 옳고 그름의 판단 없이 누가 무얼 시키면 시키는 대로만 한다. 우리는 바보나, 백치가 되어도 안 되지만 너무 똑똑한 짓만 거듭 하다 몰락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똑똑한 사람이 일을 망치고 사태를 난감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계산이 빠른 사람을 ‘잔머리 굴리는 사람’이라며 멀리하고 어리석게 본다. 어리석음이란 지혜에 반대되는 말이다.

모든 사람은 죽음에 쫓기는 신세이므로 오늘의 모든 인연과 배움, 성장에 감사하고, 집착과 원망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날려 보내고 기쁘고 고요한 마음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아침마다 잠에서 깨어난 순간, 눈으로 보고, 코로 숨 쉬고 냄새 맡고, 귀로 소리를 들으며, 팔다리와 육신이 움직이는 것을 자각하며 오늘도 살아있음을 기뻐하고 감사해야한다.

그래야만 따뜻하고 온화한 기쁨이 가슴속에서 벅차오를 수 있다.

마음에 사랑과 기쁨이 가득차면 눈가의 힘이 풀어져서 부드러운 눈매를 갖게 되고, 턱의 관절도 긴장이 풀려 입가에 미소가 흐르며 목의 힘도 빠져서 목소리가 부드럽고 말씨도 상냥 하게 된다. 그러면 먹는 음식도 소화가 잘되고 보약으로 변하여 더욱 건강해진다.

건강하려면 잘 먹어야 하는데, 먹는다는 것은 몸 밖의 먹거리를 내 몸 안으로 집어넣고 흡수하여 내 몸의 일부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예전에 심리학자들이 실험을 하였다.

초콜릿을 똥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권한 결과 아이들은 잘 먹었지만 어른들은 먹지 않았다. 아이들은 ‘똥은 더럽다’는 분별심이 없어서 먹었지만 어른들은 아무리 초콜릿이라고 알려줘도 ‘똥은 더럽다’는 그 똑똑한 분별심 때문에 먹지 않았던 것이다.

분별심은 어리석음이자 무지이며, 무지가 삶을 제약하는 것이다. 주위를 보면 유독 자주 아픈 사람들이 있다. 몸이 이상 신호를 보내오면 잠시 음식물 섭취를 멈추거나 줄이고, 물을 마셔 속을 깨끗이 비워주거나 소식을 해야 한다. 이것저것 마구 챙겨 먹지마라.

과식하면 몸이 비만해져서 혈맥이 막히게 된다. 너무 소식을 해도 몸이 야위고 마음과 뜻이 견고하지 못해진다. 질병은 몸이 약할 때 생겨나는 것이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자기본위의 성격이 강하고 남과 자신을 구별하려드는 편이다. 그러니까 옳고 그름이나 나와 남을 구별하지 말아야한다.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별것 아니다. 그냥 살면 된다”

이 순간에도 우리 몸의 세포 중 일부는 죽어가고 있고, 일부는 새로 태어나고 있다.

그저 물 흐르는 대로 매사를 무심하게 살아가자. 너무 잘살려고 하면 역효과가 난다.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변화시켜 가기위해서는 내안에 슬어있는 녹을 제거해야 한다.

짐승들은 배가 고파도 음식에 간을 해서 먹지 않고 그냥 먹어도 건강하기만하다.

잠 잘 자고 밥 잘 먹는 것도 기적이다. 밥을 못 먹으면 대통령도 재벌 회장도 세상에서 퇴출된다. 건강의 비법은 따로 없다. 열심히 일하면 건강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게으름과 허세 속에 살면, 덩치 큰 황소처럼 보이고자 배를 한껏 부풀리다 배 터져 죽고 마는 ‘이솝우화’의 개구리 닮은 사람이 된다. 매순간 자신을 들여다보며 현재의 삶에 만족하자. 바보나, 백치도 되지 말고 너무 똑똑한 짓만 거듭하다가 실패한 사람도 되지 말자.

분별심과 어리석음, 무지를 타파하고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겸손하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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