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몰입과 성취
도민칼럼-몰입과 성취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9.19 18:3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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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몰입과 성취


여름마다 반복되는 더위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기록적이라고 했지만 가을이 오면서 풍성한 계절에 묻혀버렸다. 하지만 그 더위 속에서 학업에 몰입하고 성취를 체험한 우리 학생들은 마음에 뿌듯함을 여전히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학은 여름방학마다 토익집중교육을 기숙형으로 실시하고 있다. 토익점수는 취업에 필요한 부분이라서 해마다 여름방학 동안 합숙을 하면서 성과에 도달하기 위해 영어에 몰입하는 시간을 가져왔다. 참가자들은 여름방학을 맞이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짐을 싸들고 기숙사로 다시 들어왔다.

어떤 일에 몰입한다는 것은 일상적인 범위를 벗어나 온 정신을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몰입과정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신적 에너지를 한 곳에 모으기 때문에 평상시 다양한 생활패턴과는 달리 단순화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어떤 성취를 하기 위해서 가졌던 몰입의 기억은 매우 강렬하고, 그 강렬한 기억은 또 다른 일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우리의 몸을 이끌어 간다.

이와 같이 성취를 위한 몰입의 행동은 누구에게나 중요하고 필요하다. 성취기억은 자연히 우리를 몰입하여 또 다른 성취에 이르도록 이끌기 때문이다.

‘精神一到 何事不成(정신일도 하사불성)’이라는 한자성어의 의미는 ‘정신을 한 곳으로 하면 무슨 일이든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이다. 즉, 정신을 집중하여 노력하면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올 여름 기록적인 더위를 연일 갱신하며 멀쩡하던 사람도 기력이 떨어질 만큼 무더위가 심하였다. 그러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자신의 목표달성을 위해 정신을 단순화시키며 영어학습에 몰입하였다. 에어컨 전기 과부하로 인해 고장이 났는데도 부채질을 하며 태도에 흐트러짐이 없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5주를 지나면서 모의시험과 정규시험에서 점점 상승하는 점수를 눈으로 확인하였고 프로그램 수료식 날 성취감과 희열을 품은 채 학교를 나섰다. 프로그램 시작 전 점수보다 400점 이상 향상된 학생에서부터 정도 차이는 있으나 참가자 모두 월등히 상승된 결과를 가지고 돌아갔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과정에서 남에 의해 만들어진 힘든 시간은 ‘고통’이지만 자의에 의해 선택된 힘든 시간은 ‘성장통’이라고 한다. 또한 내 의지에 의한 선택은 ‘운동’이고 남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하면 ‘벌’이 된다.

프로그램 마친 후 짧은 방학을 보내고 학기가 시작되어 수업 시간에 다시 만난 학생들은 1학기와 다른 태도를 보여주었다. 지난 학기에는 심드렁하고 무감각했던 모습이었다면 이번 학기에는 눈빛이 반짝거리고 귀를 기울이며 사소한 이야기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학습 성취에 관련된 연구결과들을 보면 크고 작은 성취들이 모여 학습의 기본 요소인 학습자의 정의적 요인들을 구성하게 된다. 정의적 요인이란 흔히 심리적 요소를 말하며 동기, 자신감, 자존감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심리적 요인들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성취이기 때문에 우리 대학에서 제공했던 몰입 과정은 학생들이 앞으로 펼칠 학업생활 중 절반의 성공을 제공했다고 자부할 수 있겠다. 이런 몰입과 성취의 기억이 동력이 되어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자신감 있는 발걸음을 내딛는 데 보탬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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