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결혼! 쉬어서 가기
도민칼럼-결혼! 쉬어서 가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9.30 18:2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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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애/경남문협 회원·진주 배영초교 교사

안정애/경남문협 회원·진주 배영초교 교사-결혼! 쉬어서 가기


평균수명이 길어진 100세 시대에 부부와 함께 사는 결혼은 쉬어가야 한다. 무엇보다 인간은 자유를 갈구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정서는 온정적이고 체면적인 문화로 인하여 남의 이목을 먼저 의식한다. 그리하여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갈등하고 괴로움이 야기되어 곪아 터져 병을 얻곤 한다.

그러나 오늘날 개방화되고 자기주장이 분명한 개인주의 시대를 향유하는 21세기 문화에서는 결혼 생활에도 쉬어야 한다고 본다. 부부간의 의견이 반영된 관계라면 서로간의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범주에서 서로 떨어져 살아보는 관점은 아주 바람직하다. 결혼 관계는 유지하되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스스로의 능력을 계발하고 진정한 혼자만의 권리와 존귀감을 느끼게 한다. 이에 연계된 배경의 어휘가 졸혼(卒婚)이란 용어를 센세이션화된 배경이다. 한 여자로서 또는 한 남자로서의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온전한 삶을 갈구하고픈 의도일 것이다. 이 낱말은 2004년 일본 작가인 스기야먀 유에코의 작품 안에서 졸혼이란 용어를 언급한 면이 있다.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아주 오래 전 인도의 간디가 말한 해혼(解婚)이란 어휘도 그것이다. 자녀들이 모두 출가하고 여유를 느낄 때 서로의 본질과 인생의 귀한 의미와 답을 찾는다는 뜻에서 나온 어휘이다.

최근에는 노희경 작가가 쓴 <꽃보다 아름다운 인생>에도 휴혼(休婚)이란 말이 나온다. 개인적인 삶을 중시여기고 자신의 행복이 먼저인 오늘날 변화의 폭에 발맞추어 이러한 트렌드는 자연스럽게 수용하여야 된다고 본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이 필자에게 이러한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래 좋아, 졸혼! 그러면 어디까지 그것을 인정해 줄 건데…”
“아~ 그 질문은 부부간의 정조문제 즉 남녀가 따로 살면 본능이란 게 있는데…”
“그것을 어찌 볼 것이냐?”

하는…그때 본인은 이러한 답을 건네 준적이 있다. 부부가 그 나이가 되도록 같이 살았다면 이미 부부 모두가 다 알고 아는 것인데, 신뢰를 기본을 깔고 보는 것인데 그 지엽적인 것을 갖고 그렇다면 애초에 서로가 갈등이 안 되게 잘 살아오던지 아니면 확 갈라서든지…그릇이 덜 성숙된 성인이니 합의점을 찾기 위하여 인생 공부를 서로 더 한 후 결정해야 한다. 그 소소한 문제를 거론한다면 더 큰 그림은 못 그리지 않느냐 하는 반문을 한 적이 있다.

부부가 아름답게 성숙하여지려면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자기만의 공간에서 자신을 위한 시간을 향유하고 또 의미를 부여하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을 완성하여 가는 길이라 여긴다. 우리나라의 유교적인 문화권과 남의 이목을 먼저 생각하는 체면적 의식을 깨고 어렵게 살아가는 오늘날의 기성세대들의 결혼관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마음이 곪아 터져 황혼이혼이라는 명제 앞에서 애써 감추기보다 진정한 나만의 능력을 계발하고 표현하여 더 아름다운 날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다. 아름다움은 분명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을 날마다 성찰하고 공부하고 절제한다면 그 인생은 분명 행복하여 질것이고 행복으로 향하는 아름다운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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