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문화도 세대 차이가 생겼다
놀이 문화도 세대 차이가 생겼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4.0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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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 게임컨텐츠학과
교수
우리의 사회 환경이 놀이 문화에까지 변화를 가지고 온다. 아이들의 놀이 문화에 생긴 변화를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나의 어린 시절은 매일 빈 공터에서 숨바꼭질과 술래잡기를 하고 놀았다면 요즘의 아이들은 아파트 내에 만들어진 놀이터 공간에서 토요일, 일요일 오후 서너 명의 아이들이 모여 공던지기를 하거나 축구게임을 한다. 중고등학생들은 학원을 가지 않는 학생들은 방과후 삼삼오오 모여 PC방으로 직행한다. 시험을 치르고 난 후 하는 놀이가 노래방과 PC방을 간다고 한다. 대학생의 놀이 문화도 마찬가지다. 대학에 새로운 얼굴들이 들어오면 항상 홍역을 치르는 것이 술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사고들이다. 친해지는데는 술만한 것이 없다고 하면서 낮에는 PC방에 모여 게임을 같이 즐기고 해가 지면 술집으로 향한다. 세상사 고민이 모두 내 것인냥 고민하면서 지내는 대학생이 아니라 어떤 게임으로 요즘 시간을 보내느냐 레벨이 어느 정도이냐 몇 일 클베인데 너는 신청을 했느냐 등등 오로지 대화의 주제는 게임이다. 서로 나눌 대화의 주제가 게임을 빼면 할 얘기가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내 주변에 학생들은 운동과는 거리가 멀다. 잠시의 휴식 시간만 생겨도 손에 쥐고 있는 핸드폰이 게임기, 컴퓨터를 하루 종일 쓸 수 있는 학과이기에 인터넷 게임과 인터넷 만화를 보면서 시간을 떼운다. 생각을 하는 작품 보다는 판타지 소설을 더 좋아하고 한 번 웃고 마는 만화나 내용만 즐긴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보는 책도 취업을 위해 필요한 시험 준비서이거나 토익책이다. 우리 모두 지금 당장에 주어진 것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도 옳지만 대학의 낭만은 사라진지 오래다. 옆에 앉은 친구가 취업의 경쟁자이기에 리포트를 할 때에도 서로 도움을 주거나 묻는 것도 주저한다. 내가 모르면 주변에 친구, 선배에게 물어보고 해결하는 방법 보다는 인터넷에서 찾는다. 지식의 창고가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인 것이다. 모르면 컴퓨터에 물어봐라는 말이 쉽게 우리 입에서 나오는 것이다. 학습 대상을 컴퓨터에서 찾는 방법, 찾은 내용물을 나에게 맞게 편집하는 방법에 익숙한 세대들이다. 어떨 때는 제출되는 리포트의 절반이 동일한 내용일 때도 있다. 리포트 판매 사이트에서 사오는 것이다. 서로 대화가 없기에 같은 리포트를 냈다는 사실도 모른다. 수업 시간에 서로의 리포트를 돌려주면서 이번 주제에 대해 몇 명의 학생이 똑같았다고 얘기하면 고개만 숙이고 있을 뿐이다. 그 이후에도 똑같은 상황은 반복된다. 혼자 고민해서 머리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하지 않고 쉽게 돈으로 해결할 방법에 익숙한 세대가 되어 버렸다. 지식사회라는 이름 하에 자신이 가진 지식을 팔고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주었기에 우리 학생들은 돈을 주고 사서 리포트를 제출하는 것이 뭐가 잘못되었느냐고 반문한다. 정당하게 돈을 주고 내가 샀다는 것이다.  예전에도 미술이나 가정 같은 과목의 학교 숙제를 수예점이나 미술학원에 가서 돈을 주고 대신해 줄 사람을 찾던 친구가 간혹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것이 보편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다. 누구나 쉽게 지식이나 필요한 것을 댓가를 지불하면 구입할 수 있는 지식거래시스템. 처음 이 아이디어를 들었던 당시에는 누가 그런 것을 돈으로 사겠냐고 했지만 이런 종류의 지식판매사이트는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컴퓨터 게임의 아이템은 사이버상에만 존재한다. 내가 성장시키는 캐릭터의 치장과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 현금을 주고 사이버머니로 구입을 한다. 단계를 밟고 노력해서 레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레벨이 높여진 캐릭터를 산다. 게임사이트가 폐쇄되면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인데 이들에게는 지금 당장에 가진 용돈을 털어서라도 구입해야 한다는 것. 사고방식, 세대간 상식과 판단 기준이 변하고 있다. 인터넷 관련 마케팅 전략도 세대의 특성에 맞추어 발전하고 있고 놀이 문화를 비롯한 사회 풍경도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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