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무등산 등산을 하고
아침을 열며-무등산 등산을 하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0.03 18:12
  • 13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무등산 등산을 하고


9월의 마지막 토요일이다. 그동안 산청산사랑회의 산행에 꾸준히 참여한다고 해 왔는데 몇 달 동안이나 다른 일 때문에 참여하지 않은 것 같아 이번에는 꼭 참여하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천관산 억새를 보러가기로 하였는데 아직 억새가 일러 8월에 가기로 하였다가 가지 못한 무등산을 간다고 하였다.

이제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은 날씨이다. 그런데 가려는 사람이 적어서 승용차로 가기로 하였다. 그것도 5명이 갈려고 하였지만 마지막에 한사람이 빠져 4명이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나와 아내를 빼면 산사랑회 회장과 다른 사람 한 분이다.

내 차로 내가 운전하고 아침 7시에 집을 출발해서 김밥을 사고 오죽광장을 거쳐서 이현웰가 앞을 지나서 생초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하였다.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에서 다시 광주대구간 고속도로를 달렸다. 지리산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가 무등산을 향해 갔는데 창평 IC에서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잘 못 이해해서 조금 헤매다가 예정시간 보다 10여분 늦어졌다. 하지만 10시쯤에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원효분소를 통과해서 무등산 옛길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무등산은 광주와 담양군 화순군에 걸쳐 있는 국립공원이다. 처음 조금 오르니 길과 옆에는 도토리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다람쥐와 산 짐승들의 먹이로 채취하지 못하게 하여서 더 많아 보이는 것인 것 같다. 자그마한 도랑은 메말라서 물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산죽이 길 옆으로 쫙 줄을 서서 안내하는 길을 오르니 흙보다는 커다란 돌들이 길 위에 많이 있어 조금은 불편하였다. 나는 몸이 무겁고 힘이 들어 제일 뒤에 쳐져서 올랐다. 처음 출발할 때 길을 안내해주신 분의 도움으로 우리는 목교까지 올랐다. 화장실까지 있는 중간지점으로 잠시 쉬었다가 오르는 곳이었는데 하늘이 더 맑고 아름답게 보였다. 잠시 쉬면서 사진을 촬영하고 난 우리는 다시 서석대를 향해서 올랐는데 많이 가파르고 힘이 들었다. 드디어 서석대가 잘 보이는 곳에서 올려다 본 모습은 커다란 바위가 병풍처럼 산언덕을 받치고 있는 장관이었다. 다른 등산객들과 우리도 서석대와 주위 풍경을 다양하게 사진기에 담았다. 그리고 바위 뒤편으로 이어진 등산길을 따라서 서석대에 올랐다. 주위에는 줄을 쳐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여 안전하게 해 놓았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멀리 광주시가 둘러쳐진 산과 그리고 가을의 맑고 높은 하늘, 하얀 구름들이 어울려 아름답게 다가온다. 한쪽엔 억새들이 갓 피어나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는데 저 멀리는 인왕봉과 지왕봉, 천왕봉이 있는데 그 봉우리 한 곳에 군부대가 있었다. 그래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산등성이에는 조금씩 나무들이 울긋불긋 물을 들이며 가을을 수놓고 있었다. 우리는 커다란 나무가 없는 입석대 정상에서 따뜻한 볕 아래 자리를 잡고 싸온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항상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지만 산 위에서 먹는 점심 맛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 마침 옆에서 점심을 먹는 아주머니가 틀어놓은 음악이 더욱 분위기를 돋구웠다.

점심을 먹고 서석대 정상 표지석 앞에서 인증샷을 한 우리는 입석대를 거쳐서 장불재를 향해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온통 바위로 된 길을 내려가다 보니 서석대와 광석대와 함께 무등산 3대 석경의 하나인 입석대가 이중으로 단을 쌓아놓은 병풍처럼 서있는 모습을 감상하게 되었다. 백악기의 화산암으로 주상절리의 웅장한 모습이 우리들의 바쁜 시간을 멈추게 하였다. 앞에는 누구의 무덤인지 절경을 조금은 아쉽게 했지만 자연의 숭고함과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는듯하여 오늘 등산의 최대의 소득이었다. 인증샷도 아름답게 그리고 조화롭게 찍은 우리는 장불재로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임도를 통해서 목교까지 왔다가 처음 산을 오른 곳으로 되돌아 내려왔다.

처음에 산을 오를 때 4시간이면 충분할 거라고 관리사무소 직원이 말을 해 주었기 때문에 5시간이면 될 거라고 예정을 했었다.

하지만 우리는 사진도 찍고 그리고 내가 늦게 뒤쳐져 올랐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걸려서 거의 6시간 반이나 걸렸다. 정말 좋은 산에 올라서 가을의 정취를 느끼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마음은 풍성한 하루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