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증후군
한의학 칼럼-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증후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0.17 18:2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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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증후군


어제 경남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에서 나쁨을 기록했다. 주로 미세먼지의 피해 지역은 수도권 지역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중국 북부 지방에서 남동 방향으로 이동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경남을 강타한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 물질이다. 이 미세먼지와 더불어 가을철에는 뚝 떨어진 기온마저 가세해 호흡기 감염의 위험이 훨씬 커지게 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목 따가움, 목 이물감, 가래 기침, 그리고 특히 두통이다.

상기도 감염이 진행되어 축농증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원래 알레르기 비염과 축농증이 있는 사람의 콧물 가래 증상도 심해질 수 있다. 이때, 코와 부비동에서 생성된 콧물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목 뒤로 넘어가서 가래가 되고, 기도의 반사작용으로 발작적인 기침을 하게 되는 것을 후비루 증후군이라고 한다. 가래는 보통 녹색이나 황색을 띤다. 특히 체위상의 변동에도 영향을 받는데, 취침 시 누우려고 하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 한 번 또는 여러 번 노출되면, 미세먼지가 기관지 안에 흡착되어 지속적으로 폐를 자극하게 되고 가래의 생성과 반사적인 기침이 더욱 심해져 천식 알레르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도 하고, 심할 경우 만성화에 이르는 경향도 보인다. 이 때 가래와 기침을 멎도록 거담제를 쓰는 방법도 있지만, 미세 먼지와의 접촉을 최소화 하고 기관지의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해주어 이물질을 배출하게 하는 근본적인 치료가 바로 한의학에서 후비루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그 이후에는 윤폐법을 통하여 기관지의 점액 분비가 다시 원활할 수 있도록 복구해준다.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외출 시 입었던 옷은 귀가 후 바로 벗어서 세탁하고, 밤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물질에 대한 접촉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두발과 얼굴은 미세먼지가 흡착되기 쉬운 부위이므로 반드시 청결하게 하고, 베갯잇을 자주 세탁하도록 한다. 외투를 입은 상태로 소파나 침대에 앉거나 눕는 행위도 삼가도록 한다. 장시간 외출 후 미열과 함께 목이 따끔거린다면 박하 차를 복용해보자. 인후통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땀을 살짝 내는 데 도움을 준다. 가래나 콧물이 이미 노란 경우에는 국화차, 즉 카모마일티를 계속해서 마셔주면 코막힘으로 인한 두통에 효과가 좋다. 이미 가래 기침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면 한의원에 내원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부비동염까지 진행된 상태라면 그냥 방치했을 경우 기침이 만성화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대개 가래를 제거하고 콧물이 잦아든 이후에도 폐 점막이 민감해진 상태이거나, 코 안은 매우 건조한 상태이므로 사후 관리를 철저하지 못하는 것이 만성 기침으로 진행되는 지름길이 된다. 한의원이나 이비인후과에 코막힘 증상으로 내원했을 때 기계에 얼굴을 대고 수증기를 쐬는 치료를 받아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는 집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간단히 재현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하자면 가습기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뜨거운 주전자에 물을 끓인 후 코 부위에 10~15cm 거리에 둔 후 여기서 나오는 김을 간접적으로 쐬는 것이다. 아까 말한 박하나 국화를 주전자에 넣어도 좋고 쑥을 함께 끓여 김을 흡입하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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