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과민성 대장 증후군
한의학 칼럼-과민성 대장 증후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1.01 18:3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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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과민성 대장 증후군


스스로가 과민성 대장이라고 알고 있는 독자분들이 계실 것이다. 과민성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스트레스 상태나 급격한 감정 변화에 따라 장이 설사 또는 변비의 형태로 영향을 받는 것을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고 한다.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태일 때 복통과 함께 설사로 찾아오는 경우와, 변을 아예 보지 못하게 되는 변비형으로 나뉜다. 혹은 같은 사람에서 두 가지 유형이 번갈아 나타나기도 한다. 식습관의 변화에 따라 과거에 비해 과민성 대장 환자의 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으며, 남자보다는 유난히 젊은 여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경쟁이 과열해지고, 커피나 알코올 등의 기호식품에 의존하여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해소하려는 시대적 습관이 크나큰 요인이 된 듯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정신적인 상태가 장의 활동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일까? 수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과 뇌는 상당히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이 음식물이 생존에 위험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 장과 뇌를 연결하는 축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장은 제 2의 뇌이자 또 하나의 면역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대장벽의 세포들은 치밀하게 결합하여 음식물 또는 대변의 독소들이 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다. 그러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하면 장의 유해균이 유익균을 압도하고, 독소가 범람하여 장벽을 파고드는 ‘장 누수 증후군’이 발생한다. 장 누수 증후군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장내의 트러블 문제가 아닌 인체 면역계의 문제로 번지기 때문이다. 독소가 침투되면 아토피나 비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거나 류마티스 질환과 같은 자가 면역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신경 및 정신의 문제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대장의 증상을 잡아주는 처방과 더불어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안신약(安神藥)을 배합한 처방을 사용하면 신경성 대장 질환에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장-뇌 축을 충분히 고려한 치료법인 셈이다. 또 시중에 판매되는 아주 유명한 변비약도 사실은 한약 처방을 베이스로 하는데, ‘계지가작약탕’이라는 처방이다. 대장의 경련을 진정시켜주면서 대장의 융모가 회복되도록 하고 정상적인 장 연동운동을 돕는 처방이다.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유형의 과민성 대장에 매우 효과적이다.

과민성 대장은 식습관과 아주 큰 관련이 있다고 했는데, 음식을 가려서 먹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피해야할 것이 과일(또는 생과일 주스), 우유, 그리고 알코올이다. 장염이 잦은 사람이라면 회복기에 우유나 과일주스를 마시는 행동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또한 장의 운동성이 중요해지는 질환이므로, 복근단련운동과 같은 코어 중심의 운동이 상당히 도움이 된다.

설사형 과민성 대장에 좋은 식품을 한 가지만 꼽으라면 바로 ‘매실’이다. 매실은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불량과 체기를 해소하는 동시에 배탈로 인한 복통 및 설사에도 빠른 효과를 보인다. 반대로 변비형 과민성 대장에 좋은 식품은 고구마이다. 고섬유질이 과민성 대장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고구마와 같이 적당한 섬유질을 함유한 식품은 변을 부드럽게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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