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당신의 일 년은 어땠나요
도민칼럼-당신의 일 년은 어땠나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1.07 18:26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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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

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당신의 일 년은 어땠나요


국화가 시들면서 화단이 초라해졌다.

파란 하늘을 노랗고 붉게 물들였던 가을빛도 흔적을 감추기 시작했다.

우체국 앞에 떨어진 은행잎을 밟으며 출근하던 낭만도 옛이야기가 됐다.

오늘은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이다.

물레방아 돌아가듯 시간이 흘러 2018년도 2달을 채 남겨 놓지 않았다.

농부가 가을걷이를 하는 것처럼 경찰도 한 해 동안의 업무성과 평가를 받는다.

주요사건 수사 활동, 전화금융사기 예방 노력도 등 평가 항목도 여럿이다.

지난주, ‘수사경찰 치안종합 성과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감기 몸살에 걸렸다.

며칠간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늦도록 글쓰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탓이다.


개인이 아닌 경찰서가 평가를 받는 일이라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우선 우수성과 자료와 통계를 확인 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중요도에 따라 순번과 작성 분량을 결정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제목을 정하고 어필 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어내는 일은 고통이었다.

마음먹은 대로 글이 잘 써지지 않아 빨간 잎사귀가 예쁜 포인세티아를 샀다.

따듯한 햇살을 받는 창가 싱싱한 화분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팀원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하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가로등 불빛을 따라 집으로 가는 길에 ‘나’는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봤다.

필자는 직장 동료강사로 경상남도서부청사, 진주경찰서 등에서 41시간 강의를 했다.

국민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제안 2건, 경남도민신문 ‘문남용의 세상사는 이야기’ 코너에 28편의 이야기를 썼다.

수사권조정 국회 공청회와 한국-중미 8개국 치안컨퍼런스 참석, 국립국어원 ‘작문 특별과정’ 교육을 수료했다.

거창군립 한마음 도서관 운영위원, 샛별중학교 학부모 운영위원장직도 맡았다.

73권의 책을 읽었고, 200여권의 책을 도서관에 기증했다.

‘안시성’ 등 영화 5편을 관람했고 독서토론 모임에도 참여했다.

딸아이들과 여행을 했고, 강원도 최전방에서 군 복무중인 아들 면회도 다녀왔다.

일상생활에서 글쓰기와 독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으며, 작은 행복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 노력했다.

기쁘고 행복했던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새해 첫날,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어머님께서 돌아가신 슬픔에 목 놓아 울었다.

올해 10월, 책 출간 목표는 미완성 상태로 진행 중이다.

암(癌)을 극복하는 면역메커니즘을 규명한 공로로 일본 통산 24번째 노벨상 수상자 혼조다스쿠 교토대 특별교수의 좌우명 ‘유지경성(有志竟成)’을 생각하며 원고를 쓰고 있다.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말로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룬다’는 뜻이다

당신의 올 한해는 어땠는지 생각해 보라.

하지 못한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늦었다고 생각한 순간이 가장 빠른 때다’라는 말이 있다.

아직 우리에게 2달여 시간이 남아있다.

지금이 기회다.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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