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아이티시대의 먹통사회
진주성-아이티시대의 먹통사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1.13 18:52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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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아이티시대의 먹통사회

우리는 정보화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소통부재의 먹통생활을 하고 있다. 온갖 미디어의 채널들이 널려 있어 신문방송이 아니라도 휴대폰으로 손바닥 안에서 지구촌을 다 훑어보고 있어 원거리 정보는 밝으면서 정작 가까운 이웃과는 소통이 없다.

글로벌 시대니 지구촌 시대니 하면서도 등잔 밑이 어두운 이 같은 현상은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개인주의로 이웃을 멀리하기 때문이다. 모든 정보들이 일방적으로 수요와는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공급되고 있어 개인과의 상호교류는 전무하다. 각종 채널에는 교류와 소통을 위하여 전달·공유·공감 등으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지만 특정정보의 필요성에 따라 공감대가 형성될 뿐이어서 두루두루 나눠야 할 인간미를 발휘하지 못한다. 서로가 나눠야 할 교류는 머리와 머리로서 나누는 것이 아니고 열린 마음에서 가슴과 가슴으로 오가는 온기어린 인정으로 나누는 것이다. 따라서 일상에서 개인과의 온갖 정보가 교류되면서 서로가 소통하는 인간관계가 형상되는 것인데 요즘은 모든 정보는 매스컴으로만 받고 있어 인간관계는 단절되고 있다.

소통이 가장 활발한 부류가 매일아침 마을병원으로 출근하는 할머니들이다. 국민건강보험 혜택으로 치료비나 진료비의 부담이 가벼워져서 매일 출근을 하다시피 하여 서로가 낯을 익혀 소통하는 까닭으로 이들은 병의원의 정보나 건강식품 및 명의·명약의 정보까지 훤하게 꿰고 있다. 붙이는 별별 파스도 어느 약국에 가면 살수 있다는 것 까지 모르는 것이 없다. 뿐만 아니라 아들딸이 뭘 하는지 그리고 한 달 용돈을 얼마나 받는 것 까지 알고 있어 생활형편까지도 서로가 알고 있다. 따라서 근심걱정꺼리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서로가 조언자가 되어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의지하고 교분을 나눈다. 가까운 사람끼리 소통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다세대주택 현관문에 “김치가 남으시면 조금만 주십시오”라는 쪽지가 붙은 것을 보고 이웃주민들이 김치뿐만 아니라 반찬까지 놓고 가는 사례가 방송에 나왔다. 이 얼마나 이웃과의 단절을 단적으로 의미하며 소통부재의 시대를 대변하는 예인가. 인간이 서로 나눌 수 있는 것은 물질만이 아니다.

엊그제 제주도 모녀 변사사건도 이웃과의 교류나 소통이 있었더라면 하는 많은 안타까움을 남겼다. ‘힘들다’고 누구와도 의논 한 번 할 수 있는 사회라면 엄마 품에 새근새근 잠들은 어린 딸과 함께 번개탄으로 자살을 시도 했겠으며 끝내는 세 살배기 딸을 안고 칠흑 같은 밤바다에 젊디젊은 몸을 던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웃과 함께하는 사회는 정녕 끝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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