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칼럼-“꿈”
보훈칼럼-“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1.28 18:59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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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선/참전용사·국가유공자

허만선/참전용사·국가유공자-“꿈”


최근에 잘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다짜고짜 선배님이라 부르면서 치암(잇몸)을 앓고 있으며 보훈지청에 수속을 밟고 보훈병원에서 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궁금해 미리 좀 알수 없겠느냐는 전화였다.

보훈지청이나 병원으로부터 3개월쯤 걸릴 것이라는 설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초조할 것이다.

월남전 참전자로서 질병을 앓고 있으면 누구라도 보훈청에 상담을 한다. 고엽제가 초장기에는 알려지지 않았고, 또한 건강할 때 무심코 지내다가 자신에게 닥쳐서야 관심을 갖는다.

90년대 초 법률이 제정되어 4가지 질병만 인정하다가 여러 번 개정을 거쳐 고엽제 후유증과 후유의증으로 나눴지만 각종 암이나 난치성병, 당뇨나 웬만한 성인병 등 수십 가지를 포함시켜 참전용사의 생활비 및 치료의 혜택을 주고 있다.

사실 보훈공무원이나 병원의사도 고엽제가 어떤 후유증을 유발하는지 몰라서 미국보훈성에서 인정한 4가지 병만 지정했는데, 차츰 미국이나 우리나라도 확대시켜 왔고, 보훈공무원의 친절도도 몸에 배어 노병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있다. 태생적으로 쌀쌀맞은 자가 있기도 하지만 극히 예외다.

그래서 본론으로 돌아가 나를 어떻게 알아 전화를 했느냐고 하니까 한참 후배니 말씀 낮추라 하면서 월남전용사치고 선배님 모르면 간첩 아니냐고 하면서 같은 고향 진주에 산단다.(참고로 필자는 지금 고향을 떠나왔지만 진주 대곡면에서 평생을 살았다)

참전자로서 암으로 진단되면 후유의증의 고도등급으로 인정되어 상이등급을 받게 되는데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일각의 여삼추란 말처럼 기다림은 속이 탈수 밖에…마음 편히 기다리라는 인사치례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으니 거리에 은행잎이 하늘거리며 내리고 있다. 어느새 구세군 냄비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가는 해도 서글프고 오는 해의 설렘도 덜한 노병에겐 아쉬움만 추억으로 쌓이지만 꿈이야 없을까보냐? 녹슨 철마가 진정한 비핵화, 평화의 기상으로 금강산 지나 북한산천을 달리길 말이다.

그래서 삼천리 반도에 통일의 웃음꽃을 피며, 깐죽이던 일본놈들 학생인권조례를 두고 말이 많다. 자율성 존중이나 창의력이 제고되리라 하고 인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방탕과 음란의 시대상에 물들 거라고. 극심한 이기주의로 병역이나 세금면탈, 불로소득에 혈안인 기성세대의 탈범, 패륜 등 범법에 전염 될 거라고…요즘 모든 게 풍족하고 변화가 상상을 초월한다. 남의 목숨을 짓밟기도 예사고, 사랑도 낭만보다 소유물로 착각한다.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가겠다는 열정과 노력보다 한탕이 우선이다.

어떤 설문조사에서 돈만 되면 교도소나 가겠다는 청소년이 50% 넘는다고 했다나…미래가 밝지 않아 염려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으리란 희망을 가져 본다.

진주 내 고향을 책임질 다음세대 청소년들은 나눔과 배려, 양보와 겸손의 인성을 갖추고, 희생과 봉사에 앞장서는 마음이 따듯한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각박한 세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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