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멍울이 만져져요, 종양인가요?
한의학 칼럼-멍울이 만져져요, 종양인가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2.02 18:0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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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멍울이 만져져요, 종양인가요?


한의원에서 환자들에게 침을 놓다 보면 등이나 팔 다리 등에 멍울이 봉긋하게 솟아오른 경우를 종종 본다. 환자들은 이 멍울이 언제 생겼는지, 왜 생겼는지를 보통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혹은 그 동안 불편함 없이 지냈기 때문에) 혹시 필자에게 위험한 종양이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데, 이 중의 대부분은 지방종이나 피지낭종이 대부분이다.

얼마 전에 한 연예인이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다가 의료사고가 발생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아마 이 때문에 지방종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이 커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방종이란 무엇일까? 지방종이란 팔, 다리, 등의 연부 조직에 생기는 양성종양의 하나로서 얇은 주머니로 둘러싸여 있으며 지방으로 차있다. 크기와 범위도 아주 다양하며 결론부터 말하면 악성이 아니기 때문에 암처럼 전신에 퍼져서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지방종의 대부분은 통증이 없으나, 제거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는 증식한 지방종이 주변의 인대나 신경 등을 압박하여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다. 지방종의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비만 상태와도 별로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으로 흔한 것은 피지낭종이다. 쉽게 말하면 커다란 여드름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주머니가 있고 여드름보다 크며 중앙에 검은 핵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피지선이 막혀서 피지가 축적되어 표피 안쪽으로 주머니가 생기거나, 각질이 바깥에서 탈락하지 못하고 안쪽으로 증식해서 생긴다. 간혹 피지낭종을 집에서 잘못 짜다 화농이 되어서 한의원에 온 경우를 보는데, 지방종과 피지낭종 모두 주머니에 싸여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절개를 통해 주머니 자체를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발하기 마련이다.

피지낭종이 피부 안쪽에서 파종된 것을 흔히 종기라고 부른다. 진료를 하다보면 아직도 간간히 사타구니와 엉덩이 쪽에 종기가 생기는 사람들이 있다. 옛날에는 절개술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고약이라는 것을 썼다. 고약의 주성분은 한약으로도 쓰이는 ‘쇠비름’, 혹은 ‘마치현’이라고도 하는 약물인데 동의보감에서는 각종 종기와 곪은 상처를 낫게 한다고 했다. 이 고약의 쇠비름 성분이 고름을 흡착하여 피부 바깥으로 빼내는 역할을 한다. 요즘에야 간단히 절개술을 하지만, 고약조차 없던 시절에는 종기로 사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히 종기는 조선 왕실의 고질적인 병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왕들은 움직임이 적고 육식을 자주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옛날에 비하면 위생 상태가 크게 개선되었으므로 요즘의 종기의 원인은 면역력 약화로 보는 편이 옳겠다.

또한 흔하게 관찰되는 것이 귀 주변에 생긴 멍울이다. 이는 침샘염이나 림프절 종대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앞서 말한 종기와 마찬가지로 인체의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멍울이자 질환이다. 이는 보통 다른 만성적인 질환으로 내원을 했을 때, 전반적인 신체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치료를 실시함에 따라 점차 좋아지거나 아예 사라지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것들은 한의원에서 내원한 환자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멍울들의 실체이다. 이 중에서 가장 흔한 지방종은 조직검사로 확진하기 보다는 만져보는 것으로 보통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촉진했을 때 부드러운 고무공같은 질감이며 유동적인 것이 특징이다. 지방종, 피지낭종으로 의심되는 멍울이 보인다면 함부로 집에서 처치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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