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와 이름
무병장수와 이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4.17 1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삼희/창신대학 소방방재학과
외래교수ㆍ시인
조선시대에 왕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창덕궁 연경당 입구에 불로문(돌문)과 불로지 연못을 만들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사람들의 염원인 병 없이 건강하게 오래살기를 위해 꾸준히 돌문을 사용하며 건강을 기도하는 장소가 되어 인기다.

얼마 전 헬스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지인한 분, 별난 이름 덕분에 일명 스타가 되어있는 기막힌 사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오십대 후반이신 이름이 강도범 씨 사연은 부모님이 세 명의 자녀를 잃으면서 이름을 천하게 지어 오래살기를 간절히 바라는 의미에서 무섭게 지어 무병장수할 것이라 지은 이름이 강 씨에다 도범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이유라고 했다. 그분의 애환은 지천명까지 살아오면서 한편의 인간극장보다 더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결혼식도 뜻대로 하지 못하고 전통혼례를 올렸는가 하면 신랑, 신부 이름 또한 마음 놓고 써놓지못하는 웃지못할 일들도 있었고 도대체 강도범과 결혼하는 여인은 간 큰 여인이 아닐까 생각을 할 것 같아 조용히 혼례를 치렀다는 것이다. 도장에도 성명 뒤에 인자가 들어가야 하기에 강도범인이 되므로 이름자만 새겼다는 지인, 가는 곳마다 이름으로 인해 울고 웃는 사연들 때문에 각종 언론에 출연해 유명하기까지 했지만 반대로 어린 시절 놀림의 대상이 되고 또 살아오면서 자신의 이름을 이해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 했다고 했다. 이름 덕분에1년 365일 대문을 잠그지 않아도 강도 및 도둑이 침입하지 못하는 장점을 가졌노라고 하신다. 가끔씩 약주드신분들이 몇범이냐고 전화로 물어오면 화가 나면서도 슬그머니 여유 있는 웃음을 보이신다는 분, 그 덕분인지 자녀들도 엘리트로 성장해 약사와 K연구원으로 훌륭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작명가들은 三元五行(삼원오행)으로 짓는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삼원오행은 천지자연의 이치와 사람의 이치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진리를 말하며 성명학에서 이름의 한자획수를 天人地(천인지)의 3요소로 계산하고 이 숫자를 다시 오행으로 분류하여 天地人(천지인)의 오행이 서로 생생이 되어야 좋고 상극의 배열이면 흉하다고 하는 것이다. 17대 국회의원 297명의 인사 중에 삼원오행이 상생 상비하는 이름은 불과 117명(39.4%)에 불과하며 반대로 상극의 조합이 되어 흉하다는 인사의 이름은 180명(60%)이상이 된다고 한다. 그래도 다 잘 살고 있지 않는가.

요즘 모든 사람들은 잘되면 자기 탓이고 못되면 조상 탓이라 돌리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실에 만족하면서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소중한 이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면서 살아갈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