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 일진회
일진, 일진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4.1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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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병택/진주 동진초등학교 교장
경찰의 학교폭력 근절 로드맵에 따르면 4월까지는 학교폭력 문제에 적극 개입하고, 학교가 안정을 찾으면 주도권을 학교에 넘겨주고, 중장기적으로는 학교, 가정, 경찰,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하도록 되어있었는데 또 아까운 중학생의 자살소식을 접하게 되어 안타깝다. 가입을 강요받았다는 학교폭력조직은 대개의 경우 일진회가 핵심이다. 1980년대까지는 학교폭력 조직을 폭력서클이라고 불렀지만 1990년대 들어 학생들 사이에서 일진 혹은 일진회란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일진회는 일본 고교생들 사이에 유행한 폭력조직으로, 만화책 등 일본 문화의 유입과 함께 국내에 들어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폭력서클은 뿌리가 깊고, 일진회만 해도 20여년 역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이를 소탕하겠다고 나섰지만 확실히 소탕할 것이라 믿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지난 2005년에도 일진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학교 폭력은 해마다 증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건수는 2005년 2518건에서 2010년 7823건으로 5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것이 현실이다. 일진소탕 구호만 요란했을 뿐 성과가 없었다. 7년 만에 다시 일진회 소탕을 선언했지만 일진회 규모를 파악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일선 교사들이 전국 일진회 학생 규모는 20만~40만 명은 될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일진회(一陣會)는 가장 높은 서열에 위치한 폭력 집단으로 싸움을 잘하는 학생들로 구성되어있으며, 공부 잘하는 학생들까지 가입해 있다고 한다.

왕따, 폭력의 상징인 ‘빵셔틀’(일진의 강요로 빵을 사다주는 행위)과 ‘숙제셔틀’(숙제 대신 해주기) ‘가방셔틀’(가방 들어주기)뿐 아니라, 휴대폰셔틀, 금품갈취, 물품탈취, 집단 구타와 성폭행 등이 일진회 학생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조직폭력배들이 이들을 관리함으로써 조직폭력배의 인력공급 창구 역할까지 한다고 한다. 그로 인하여 이들의 범죄는 성인 조폭의 범죄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 의해 학교별로 일진 학생들이 얼마나 많이 활동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일진지표를 만들고 위험 수준의 학교에는 폭력 전문가를 파견하는 일진 경보제와 복수 담임제를 도입하기로 하였지만 당사자인 학생들은 크게 기대를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일진 아닌 아이들을 구별하기도 어렵고, 일진들은 숨어서 폭력을 행사하고, 피해자는 맞고 얘기도 못하는 현실, 가해자들의 강제 출석정지이후의 대책도 없고, 가정의 문제와도 연결돼 있는데도 학교에만 해결을 요구하는 것 등이 대책의 신뢰성을 저하시키고 있는 것 같다. 학교폭력을 일으키고도 전학안가고 버티는 가해자들로 인해 선량한 아이들은 불안해한다. 그들은 강제전학을 시키되 근처의 학교가 아니라 눈에서 사라지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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