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느 경찰관의 작은 기도
기고-어느 경찰관의 작은 기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2.11 19:01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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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기/남해경찰서 경무과 경무계장
 

박봉기/남해경찰서 경무과 경무계장-어느 경찰관의 작은 기도

여러 나라를 다녀본 여행가들은 말합니다.

지구촌, 전 세계를 다녀보아도 대한민국만큼 주간, 야간, 심야 할 것 없이 치안상태가 가장 안정적인 나라는 없다고들 합니다.

경찰은 조국의 광복과 함께 임시정부시절 경무국이란 이름으로 창설되어 국가의 발전에 있어 개발과 성장이라는 가치 앞에 경찰에 투신하는 순간부터 “젊은 경찰관들이여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는 가슴 벅찬 사명감과 의무감으로 조국을 위해 일한다는 굳은 의지 하나로 밤잠을 설치며 지금까지 앞만 보며 오로지 국가발전을 위한 질서유지와 공익, 그리고 인권존중 이라는 라는 명제를 앞 세워 일해 왔습니다.

경무국이 창설된 이후 100년이 된 지금 경찰은 스스로의 권리보다는 국익과 국민의 안위에 우선을 두고 일해 왔었고 지금도 수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신흥 개발도상국이나 선진국의 경찰은 야간수당 등 일한 만큼 당당히 지급받으며 심지어 주지사나 시장보다 순찰을 담당한 지역경찰관의 보수가 더 높다고도 합니다. 미국의 작년 최고 연봉자 10명중 6명이 경찰관 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국민들은 타당하고, 정당하다며 그들의 일 과 가치를 존중하여 줍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어떨까요? 현재 대한민국의 공직자나 기업 중에 밤·낮으로 24시간 근무를 하며 365일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 없습니다. 일반 행정기관이나 공기업에서는 9시 출근하여 18시에 퇴근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명씩 돌아가는 당직근무자도 무인 경비시스템에 가입하고는 자체경비 조차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경찰관이 한밤중에 깨어 국가와 공공기관, 국민의 안위를 위하여 뛰고 있습니다.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사건의 현장에 출동하여 불의의 사고를 대비하고 긴장 속에서 현장에 임하고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누군가에게는 일생에 단 한번 있을 위기에 처한 순간에 112로 신고할 절박한 한사람의 국민을 위하여 늘 현장은 모니터링 하며 대기 중이며, 1분 1초라도 빨리 달려가 그를 위기에서 구하고자 최선을 다합니다.

어떤 이가 말하기를 경찰관은 사회의 병을 고치는 의사라고 하였습니다. 경찰은 사회를 유지하고 균형을 지켜나간다는 사명감과 자존감으로 늘 깨어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타발적 원인으로 인하여 시간이 갈수록 더 힘들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찰은 일반 행정직이나 대기업 보다 더 나은 처우를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공안직에 종사하지만 공안 직으로서 대우를 받고 있지 않음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직제에 있어 일반 행정직은 1~9급 9단계인 반면 경찰은 순경부터 치안총감까지 11단계의 직제를 가지고 있어 이런 불합리한 체계가 발목을 잡아 경찰관들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일반 공무원들에게는 20년 전 이미 주어진 ‘직장협의회’ 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현장에서는 차라리 노동자와 같이 근로기준법에 의한 처우를 하거나 다른 일반직이나 기업의 회사원처럼 동등한 대우를 바라며, 밤·낮으로 일을 한 만큼의 노고만이라도 정당하게 인정해 주기를 희망합니다.

이제 국가가 묵묵히 일하고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함께 하여온 경찰을 한번쯤 돌아보며 그동안 많은 무게를 짊어진 채 달려온 어깨를 어루만지고 토닥여 격려해 줄 시간이자 시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경찰에게 지금 무엇이 제도적으로 필요한지 현장의 경찰관에게 물어봐 주시고 그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 기우려 주시기를 소원합니다.

얼마 전 어떤 일로 가슴 아픔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근무 중 피의자로부터 피습을 당하여 13년째 식물인간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한 경찰관과 그의 아들, 딸들이 프로야구 경기의 시구를 하며 등 뒤에 “아빠! 힘내세요” 라는 문구를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무너지더군요. 그의 부인은 또 다른 경찰관이 남편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간절히 기도 하였습니다. 정말로 신이 있으시다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워 달라고 말입니다.

경찰청의 통계에 의하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5년 사이 9,094명이 업무 중 피의자 등에 의하여 공격을 당하거나 공무로 인하여 부상을 입어 이로 인하여 질병에 시달리고 80명이 공무로 인하여 순직하였으며 얼마 전에는 사제 총기에 의하여 경찰관의 생명이 희생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경미한 부상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경찰관의 수까지 합친다면 실질적인 업무상 공상자는 더 많을 것입니다.

경찰은 교통사고 등 사건사고의 현장을 늘 함께하는 업무로 인하여 사고자들의 숱한 죽음이나 삶을 스스로 마감한 자살 현장을 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마음에 깊은 상처나 멍울을 안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PTSD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 경찰과 소방이 가장 심하다고 합니다. 지금 경찰은 한해에 순직하는 경찰관보다 자살하는 경찰관이 더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시는가요.

경찰은 제복을 입은 시민이자 곧 시민이 제복을 입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들이 일선에서 뛰다가 부상의 후유증으로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면직 되거나 사직하여 경찰을 떠나기도 합니다. 미국이나 선진국에서는 경찰이나 소방관이 순직하면 국가적인 관심을 가지며 위로하고 추모하는 것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의해 경찰청에서 수사구조개혁을 위하여 수사·기소의 분리에 대한 이야기도 삼권분립이라는 기본적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충실하며 수사·기소의 분리가 오로지 국민을 향해있고 이중조사를 피하고 인권침해의 우려와 부당함, 국민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며, 또한 어느 한 곳 치우침 없는 공정한 수사를 위한 것입니다.

더불어 최근 들어 경찰 조직이 국가경찰과 자치제경찰로 이원화 되는 큰 변화를 가져오기 직전의 시기입니다. 자치제 경찰의 도입이 필연적이라면 세계 치안강국 1위인 대한민국의 치안체계를 수정함에 있어 도입의 방향이 정치를 향하지 않고 오로지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을 향하고, 국민을 위한, 자치제경찰의 도입만이 건강한 경찰 존립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이것 또한 수요자인 국민의 의견과 국민의 소리로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조국의 건국부터 함께 하여온 대한민국 경찰관들의 작은 희망이자 소망입니다. 조국이시여! 이제는 국민으로부터 관심과 사랑받아야 할 시기입니다. 그 격려와 사랑의 힘으로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안녕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소서…또한 그 사랑의 힘으로 조국과 국민을 끝까지 책임지고 지켜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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