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하나만이라도…
진주성-하나만이라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2.17 18:57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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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하나만이라도…


식사 때마다 갈등이다.

점심 메뉴를 중식으로 어렵사리 선택 후 또다시 짜장면과 짬뽕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게 된다.

짜장면과 짬뽕의 갈등은 중국집 선택하는 순간부터 상대편의 면을 한 가닥이라도 입에 넣고서야 긴 갈등의 고리는 조금씩 풀리게 된다.

중식선택권은 짜장면을 잘하는 식당에 가도 짬뽕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짬뽕으로 소문난 식당엘 가도 짜장면을 먹어야만 후회 하지 않는, 태초에 짜장면과 짬뽕은 하나의 음식처럼 만들어진 메뉴인 듯하다.

이와 같이, 오늘까지 중국식당에서 짜장면과 짬뽕 둘 다 잘한다고 간판 걸고 홍보하는 식당을 보지 못한 듯하다.

즉, 짬뽕 하나만 잘해도 짜장면은 자연스레 평균 이상의 만족도를 안겨 주는 것처럼, 김밥 하나만 잘해도 라면은 부수적인 매출이 되고, 떡볶이만 잘해도 튀김은 평균 이상이 된다.

돼지국밥이 맛있으면 내장국밥도 맛있고, 프라이드치킨이 맛있으면 양념치킨도 맛 난다.

반대로, 장사가 안 될수록 다른 메뉴를 추가하면 매출이 오르겠지 생각하지만 결코 아니다.

메뉴 종류가 늘어날수록, 분식집 메뉴판에 한정식 전 메뉴가 있는 것처럼 그 가게만의 잘 하는 것이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되고 재 주문이 되지 않으니 재고 관리가 어렵고,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여 손님들의 발길은 줄어지게 된다.

사람의 기억은 간단한 정보만을 저장하고자 하여 이것저것 많은 정보대신 잘하는 집과 못하는 집으로 단순하게 저장하려고 한다.

사람 역시 하나만 잘해도 복인데, 자꾸만 더 잘 하기를 바라니 실망이 커지고 다툼이 온다.

얼굴 예쁘고, 성격 좋고, 살림 잘하고, 애교 있으며, 현모양처다운 여자 찾아보기 어렵고, 돈 잘 벌고, 매너 좋고, 유머러스하며, 듬직하고, 순수한 남자 어디에도 없다.

하나만 잘하는 사람 만나면 복이고, 1+1을 만나게 되면 천운이다.

에스프레소가 커피가 맛있는 카페라면 카푸치노도 맛있고, 에티오피아 예가체프(Yirgacheffe) 커피를 잘 내리면 인도네시아 만델링(Mandheling) 커피도 괜찮다.

하나만이라도 잘 하도록 노력하고, 잘하는 하나만 기억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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