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길을 잃는 것이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칼럼-길을 잃는 것이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2.18 18:5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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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길을 잃는 것이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사람은 어린 시절의 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 어린이가 성장해 가는 것은 고독의 성(城)안으로 점점 깊숙이 들어가고 있는 과정일 것이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수많은 스승의 가르침을 받게 되지만 스승이 가르쳐준 것을 실천에 옮겨본 후 자신이나 남에게 이롭지 않으면 버려야한다. 우리는 처음부터 익숙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숟가락질과 옷 입는 것까지도 아기 때부터 오늘날까지 오랜 기간 동안 수없는 반복연습 속에 익숙해진 것이다.

성장과정에서 좋은 공부를 많이 하면, 나쁜 습관은 저절로 없어지고, 좋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나쁜 습관만 몸에 배이게 된다. 방안의 먼지도 매일 쓸어내고, 거울의 때도 매일 열심히 닦아내야 하듯이 나쁜 습관들을 쓸어내고 없애주어야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사람은 한 순간에 십 년 고행을 할 수도 있고, 십 년 고행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서둘지 마라. 속성수(速成樹)는 일찍 베이는 법이어서 빠른 성공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오늘을 불태우며 살아가자. 살다보면 차바퀴에 깔린 것처럼 질식할 것만 같은 고통과 용광로의 뻘건 물을 마신 것처럼 뜨거운 맛을 보며 좌절할 때도 있다.

그러한 고통 속에서도 나만은 희망의 불씨를 찾아낼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살아가자.

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를 만들어 내듯이 고통과 불안을 온 몸으로 곱씹으며 마술사처럼 하나씩 희망과 사랑으로 바꾸어내는 사람이 되어보자. 삶의 과정에서 벽을 만났을 때는 뒤를 돌아보라. 갈 길이 한없이 많다. 절벽을 만났을 때도 갈 길이 없어 보이겠지만 뒤를 돌아보면 얼마든지 나아갈 길이 있다. ‘길을 잃는 것이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는 것은 스스로 주인공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의 앞길은 곧고 순탄한 길이 아니며 대부분은 구불구불한 오솔길이며 때로는 돌다리를 건너야 할 때도 있다.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려면 구불구불한 길이나, 협곡도 회피하지 말아야한다.

언제나 가슴을 열고, 자기 자신을 향하여 태양처럼 따뜻한 사랑의 에너지를 보내라.

그러면 시야가 넓어지면서 앞날이 환하게 밝아지고 사랑의 에너지가 스며들게 된다.

간혹 남들로부터 비난을 받더라도 그들을 미워하지 않는 것만이 살길이다.

비난받는 순간, 꾹 참고 침묵하면서, 상대의 말에 어떤 대응이나 반응을 하지 말아야한다. 그러면 신랄하게 비판을 하다가도 차츰 말수가 줄어들면서 낮고 풀죽은 목소리로 조금 전까지 자신이 너무 심하게 비난했던 말들을 사과하며 참회를 하게 된다.

이제부터 분노를 느끼는 시간에는 가만히 있는 침묵수행을 해보라. 침묵수행을 반복하다보면 격한 분노의 감정이 찾아오더라도 더 이상 감정의 노예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가끔 자신의 너그러움이 치명적인 공격으로 되돌아오더라도 개의치 말아야한다.

나는 나의 삶을 살고, 그는 그의 삶을 살면 되기 때문이다. “자비몰유적인(慈悲沒有敵人), 지혜불기번뇌(智慧不起煩惱).”라, ‘자비에는 적이 없고 지혜에는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분위기를 흐리고 분란을 일으킨다.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며 함부로 한 언행이 분란을 일으켜서 들어오던 복도 되돌아 나가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자신의 욕심과 집착만 버리면 비록 맨땅에 누워있어도 포근하고 편안하지만 욕심이 많으면 고대광실에 누워있어도 불안하고 불편한 것이다. 욕심이란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자.

등산이나 여행을 갈 때도 짐이 무거우면 불편하고 힘들 수밖에 없다.

마음을 비우고 보면 모든 일에서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탁월한 방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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