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2018년 시간여행을 마치고
아침을 열며-2018년 시간여행을 마치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2.23 18:40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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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

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2018년 시간여행을 마치고

또 한 해가 지나가지만 별로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주변의 계속 부딪히거나 엇갈리는 견해와 사소한 갈등들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렇지 뭐.’ 하면서 웃음을 짓지만 실망이 섞인 웃음이다.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면 웃을 수 있는 여유라도 필요하다.

다른 사람을 보면서도 나를 본다. 스스로는 변했다 하지만 뿌리 깊이 변하지 않는 속성은 그것이 우리를 지탱해주는 힘이라 여기기 때문인 것 같다. ‘난 고집이 좀 세.’라고 생각하면서 그 고집을 유지하려한다. 맨 손으로 태어났을 때 뭐라도 붙잡고 싶은 원초적 생명력인가? 뭐라도 붙들고 있어야 불안하지 않으니 말이다. ‘난 고집이 세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아. 앞으로는 좀 부드럽게 살고 싶어.’라고 말한다면 명확하게 그렇게 변할 마음의 준비를 이미 한 것이니 아마 변할 것이다.

말의 힘, 쓰는 것의 힘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많이들 알고 있다. 해마다 목표를 몇 가지 적곤 한다. 연말에 점검해보면 70-80%, 적어도 반 이상은 꼭 이루어지더라. 최초에 올해 실현이 가능한 것을 적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말이다. 올해는 적은 것 중에 기억나는 큰 목표 하나는 이루었다. 내년으로 미루어야하나 하였는데 막달인 12월에 우연치 않게. 그래서 더욱 기쁘다. 2019년에도 원하는 바를 글로 써보려 한다. 다른 사람에게 쓴 것을 읽어주는 것, 말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큰 목표를 잘게 잘 쪼개는 것도 방법이다. 처음부터 주일별로 작게 쪼개려면 힘들다. 월별로, 계절별로, 반기별로 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목표가 타인을 괴롭히는 것이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모두에게 좋은 일이 우주의 좋은 기운을 받아 덩달아 더 잘 이루어지리라.

하지만 부정적인 말로 자신을 괴롭히고 누군가를 저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너 때문에 내 인생이 이 모양이야’, ‘네가 나를 망쳤어’, ‘너 때문이야’ 꼭 드라마대사가 아니라도 무심히 하곤 하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그를 어떻게 했다고? 다치게 하거나 큰 사고를 당하게 한 게 아니라면 그건 다른 사람의 핑계를 대면서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려고 스스로를 종으로 타인을 주인으로 선택한 것이다. ‘네가 나를 짜증나게 하잖아.’ 나는 그에게 짜증을 내도록 시키지도 않았고, 짜증을 내라고 시켜도 그렇게 순순히 말을 들을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 상대의 감정은 상대의 자유선택이니까 섣불리 타인의 감정을 강요할 수 없다.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스스로의 감정조절이 힘들다면 그것은 누군가 상대방의 잘못이 아니라 스스로의 문제인 것이다. 상대가 나의 말을 잘 들어 실행해 주어야하는데 하라는 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화가 나는 거라면 충분히 이해가 되지 않는가? ‘상대가 내 말을 꼭 들어야해.’ 라는 자신의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상대는 내 말을 꼭 들어야할 이유가 없다. 내 말을 듣고 아니다 싶으니 안 듣거나, 맞다 싶어도 하기 싫으면 안 할 수 있지 않은가? 이럴 때 내 말을 꼭 들어야 월급을 준다거나 하는 갑을 간 거래의 관계라면 몰라도. 여러 관계 중에 가까울수록 무의식적인(?) 소유욕으로 상대를 다 가지려는 욕심이 앞설 수 있다. 부부사이에서도 ‘상대가 내말을 들어야하는데’ 그건 누가 정했나? 그건 내가 원하는 것이고, 상대가 원하면 했겠지만 원하지 않아서 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여 늘 툴툴거리고 불화한 가정이 되는 것이 나을까? 조금 양보하면서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좋을까?

그렇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극단적이며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그에게는 변화무쌍한 심리까지 파악하여 시중을 들고 시키는 대로 곧장 말을 잘 듣는 ‘인공지능 로봇’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고 꼭 상대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괴로워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들어주면 들어주니 고맙고, 듣지 않더라도 뭔 이유가 있겠거니 하면서 이해하려고 하고, 자신의 생각만을 내세워 상대와 다투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더욱 즐겁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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