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어머니
아침을 열며-어머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1.01 19:0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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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어머니

“어머니!”라고 가만히 길게 불러본다. 마음이 따뜻해 오며 소리 없이 눈물이 흐른다. 살다가 서러운 일 있으면 어머니를 부르며 더욱 서러워하다 어느새 위로를 받는다. 어머니라는 말은 고유 명사이면서 보통 명사다. 혹여 나의 어머니가 아니더라도 슬퍼하는 어머니가 계시면 함께 가슴이 아프다. 자식을 잃고 슬퍼하는 어머니를 보는 것은 참으로 마음이 찢어지는 일이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를 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지금 그렇다. 참으로 평범하고 소박하고 검소하고 그리고 성실한 그 어머니를 보는 마음이 정말이지 깊이 가엾고 안타깝다.

김미숙 어머니는 며칠 전 산업안전보건법 전면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을 국회에서 지켜봤다. 그 법을 통과시켜달라고 국회의원들에서 고개를 깊이 숙여 청하기도 했다. 드디어 그 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이제 유해하고 위험한 작업을 하청업체에게만 떠넘기는 일을 법적으로 금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중대 재해 발생이나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근무자가 작업 중지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게 되었다.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를 규제할 있게 된 것이다. 김미숙씨를 비롯해 그 법을 통과시키는 데 애쓴 모든 사람들이 사랑스럽고 존경스럽다.

“용균아 다음에 엄마가 너한테 갈 때 조금 덜 미안할 거 같아. 아직 미안한 마음은 너무 많은데 그래도 엄마 조금이라도 봐줘. 너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이 살 수 있었다고, 엄마가 가서 얘기해줄게”라고 김미숙 어머니는 저 세상에 간 아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용균이가 어떤 일을 하는지 더 자세히 물어보고 위험한 현장에서 발을 빼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죄의식과 미안함 때문에 산안법 개정안 통과에 절박하게 매달린 것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아들딸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발걸음을 국회로 재촉하게 했다”고 말씀하셨다.

아들을 그렇게 보내고 얼마나 상심하였을까를 생각하며 김미숙 어머니를 보면서 한참을 소리내어 울었다. 아들이 얼마나 보고 싶을까, 아들에게 얼마나 미안할까, 그토록 위험한 일을 시킨 어미의 죄의식으로 얼마나 괴로워하실까 생각하니 울음을 그칠 수가 없었다. 이제 김미숙 어머니에게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죄의식에 상심마시라고, 당신께서 그렇게 꿋꿋이 활동해주시니 우리 모두가 이렇게 스스로의 무지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김용균 아드님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씀드리고 싶다.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 개선을 위해 함께 나가자고…

밖에 나가기 춥고 귀찮다고 미루고 있던 일을 하기로 하고 일어나 약국으로 향했다. 아들이 하필 주말을 맞아 감기를 앓고 있으며 약을 지어달라고 했는데 대답만 하고 밍기적거리고 있었던 참이었다. 감기약을 사서 먹이며 아들이 이렇게 아픈데 엄마가 밍기적거리고 약을 늦게 사와서 미안하다고 사과도 했다. 아들은 영문은 모른 채 의아해하며 자기가 더 고맙다고 했다. 나는 입술론 희죽 웃었지만 눈으론 또 눈물이 핑 돌았다. 속으론 ‘아들아 우리 성실하고 올바르고 안전하게 잘 살자, 용균 형아와 그 어머니의 희생이 절대로 헛되지 않게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세상의 아들, 딸들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절대로 주의하고 또 주의해서 어머니, 아버지 먼저 저 세상으로 가지마라. 나아가 우리 모두 서로서로 간절히 보살피고 사랑해서 아프지말고 행복하자. 그것은 세상의 모든 딸 아들들이 지켜야할 의무다. 더불어 우리 부모님들에게도 당부하고 싶다. 얼마나 소중한 자식들인가. 누구 자식인들 자식은 모두 다, 다, 소중하고 사랑스럽지 않은가. 그 자식들 안전하게 놀고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을 우리모두 함께 만들어가자고. 딸아, 아들아, 오늘 힘든 일은 없었니? 라고 묻는 작은 일부터 지금 당장 시작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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