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기해 신년에는
진주성-기해 신년에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1.01 19:0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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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기해 신년에는

새해에는 애태울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가슴 아픈 일도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타까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침 신문을 읽으면서 ‘그래 그래야지’ 하는 소리를 아침마다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지 않아도 되고 시진핑 주석의 눈치를 살피지 않아도 되고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의중을 궁금해 할 필요가 없었으면 좋겠다. 북한의 핵이 처리되고 그 시설들이 연이어 폐기되며 미국의 화물선들이 북한으로 항진하고 남북의 철도가 다 연결되어 이산가족들이 먼저 시승을 하고 우리는 TV 앞에서 환호를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국방예산이 젊은이들에게 투자되고 군복무가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바꿔지면 좋겠다. 대학캠퍼스가 다시 아크로폴리스의 광장으로 회복되어 젊은이들의 꿈과 이상이 충만하고 토론소리와 활기찬 웃음소리가 들려오면 좋겠다. 아들내외는 친구의 집들이에 가고 집사람은 결혼식장에 가는 일정들이 달력에 빼곡하면 좋겠고, 밤이면 이웃집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여오면 좋겠다. 백화점이나 대형매장의 주차장이 여유로워지고 시장골목이 분잡해지며 가게가 문을 닫는 곳이 없이 구인광고 딱지가 붙었으면 좋겠고 아침밥과 저녁밥은 식구들이 함께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광화문 광장은 시위집회가 아닌 축제집회가 이어지고 고관대작들은 포토라인에 서지 말고 방송스튜디오에서 마주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훗날에는 고향땅에 송덕비를 우뚝하게 세울 날이 왔으면 좋겠다.

무노동의 고임금이 없어지고 하이칼라가 바빠지고 생산직근로자가 여유로워지며 공무원시험 경쟁률은 1.2:1 정도로 낮아지면 좋겠다. 역부족으로 인한 억울함이 없어지고 무시당하거나 경시당하며 남몰래 울어야하는 소외계층이 없어지고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생떼 같은 죽음이 없었으면 좋겠다. 국제공항의 출국장보다는 입국장이 더 혼잡해지면 좋겠고 해외여행경비보다는 국내여행경비가 더 저렴해지면 좋겠다. 도로마다 승용차보다는 화물차의 수가 많으면 좋겠고 음주운전 차량은 뒤쫓지 않으면 좋겠다.

국민갈등을 조장하는 정치인들의 두루뭉술한 의혹제기는 신중하면 좋겠고 힘 있는 자의 갑질이 배려로 바꿔지면 좋겠다. 어려서 꿈꾸고 젊어서 이루며 늙어서 베푸는 시대로 전환되는 여건조성이 시작되는 새해가 되면 좋겠다. 내게는 나의 문학교실 수강생이 두세 명 더 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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