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아름다운 우리말을 사랑하고 사용하자
아침을 열며-아름다운 우리말을 사랑하고 사용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1.06 18:3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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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아름다운 우리말을 사랑하고 사용하자.


며칠 전 텔레비전 뉴스에서 아나운서가 기자와 이야기 하는데 ‘팩트’라는 말을 여러 번 하는 것을 보면서 ‘이것은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뉴스에서 우리말도 있는데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아리송했다.

세계에서 우리말인 한글이 가장 우수한 말이라는 것은 많은 외국 학자들도 공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말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조금이라도 더 배운 사람일수록 우리말을 하면서 영어를 섞어서 하는 것이 더 돋보이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걸까? 하나의 예일 뿐이지만 우리의 언론이나 정부 및 교육기관에서도 우리말에다가 외국말을 덧 입혀서 사용하는 것을 더욱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학교에서도 보면 학교교육과정이나 연구과제 등에서도 주제부터 외국말화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은 공모에 신청을 했을 때에도 좋은 결과를 가져 오기 때문에 그러한 경향이 더욱 짙어지지 않았나 여겨진다.

한글날만 되면 한글의 우수성을 모든 언론이나 미디어 그리고 학교에서도 이야기하고 앞 다투어 자랑스러워한다. 그런데 왜 그 때 뿐일까? 그러면서 아이들의 언어에는 굉장히 우려한다. 그들만의 은어나 비속어 등에 민감하게 생각하면서 걱정을 한다. 아름다운 말, 고운 말은 아주 중요하다. 학교에서는 절대로 나쁜 말이나 좋지 않은 말을 사용하게끔 지도를 하지는 않는다. 그럼 어때서 그런 말들이 아이들에게 유행하고 있을까?

지난 1월 1일 아침 해돋이를 보러 갔을 때다. 많은 사람들 중에서, 우리 앞에는 고등학생 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7~8명 있었다. 그런데 말을 할 때마다 거칠고 나쁜 욕설이 다반사다. 좋은 우리말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화처럼 보였다.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그들만의 대화! 그들은 언어 자체에 아무런 의미도 아무런 생각도 갖지 않고 그저 그들만의 오고가는 대화 그 자체였다. 그러한 말들이 그들의 일상 대화에서 스스럼없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학교 교육의 힘은 아니다. 스트레스의 발산이 주위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듣고 은연중에 몸에 배인 것이 나오는 것일 게다. 유명하다는 사람들의 강연에서나 각종 언론에서 외국말을 섞어서 사용하면 뭔가 지식이 많은 것처럼 보이고, 스스로 다른 사람보다 우월감이 느껴지는 듯이 말이다.

우리말은 과학적으로 으뜸가는 말이고 세계가 인정하는 좋은 말이고 또한 그 말에 맞는 한글을 갖고 있다. 서로가 반목하고 갈등하는 모든 것이 언어의 사용에서도 한 몫을 하는 것은 아닐까? 왜 좋은 그리고 아름다운 우리말에다가 어법에도 맞지 않는 다양한 외국말을 넣어서 사용한다든가 우리말을 마치 외국말처럼 만들어 사용하는지 우리 스스로 되돌아보며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 속에는 외국을 선호하는 사대주의 사상이 우리도 모르게 녹아있지는 않는지…, 올해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고 해서 야단법석이다. 우리의 주체성을 찾으려는 일련의 몸부림이라면 잘 못된 해석일까? 우리 사회가 밝아지고 서로가 함께 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첫째 일에 아름다운 우리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에 두면 어떨까? 그러면 자연히 우리의 주체성도 되찾고 우리의 찬란했든 역사도 되새기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그러한 가운데 우리 교육의 목표인 [홍익인간]도 저절로 될 것이라 여겨진다.

황금돼지해인 기해년의 해도 솟은 지 며칠이나 된다. 올해에는 건강한 황금돼지처럼 우리의 아름다운 말이 쑥쑥 태어나서 온 세상을 밝게 비추일 수 있도록 사랑하고 사용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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