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희망
진주성-희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1.07 18:4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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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희망


이십년 전 큰 무우 뿌리만한 대포렌즈를 카메라가방에 넣고, 수십 통의 필름에 추가로 렌즈며 삼각대를 짊어지고 천왕봉 해돋이 촬영을 위해 새벽부터 땀 뻘뻘 흘리며 지리산 오를 때가 있었는데, 몇 년 전부터 TV를 통해 해돋이를 보는 게 좋아졌다.

한해 가는 것이 어제가 되고, 새해가 내일이 돼 버리는 세월의 흐름이 무감각해 져버리는 이유는 나이가 들어서일까?

집착처럼 관심 받을 존재가 어느덧 눈길 한번 가지 않고, 언제 그 자리에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존재가 긴 시간 묵묵히 자리지킴을 하고 있음에 놀라움과 소중함, 사랑스러움 온기를 느끼기도 한다.

1초 1초 1초 시간의 흐름은, 땜 방류처럼 쏟아지는 방대한 양으로 느끼면서도 어느 듯 잔잔히 제 갈길 따라 굽이쳐 흘러가는 강물과 같이 이곳저곳 자갈에 부딪치기도 하고 모래에 섞여보기도 하며, 버들강아지에게도 인사하는 시간에 큰 바다를 만나는 흐름과 같은 흐름을 대한다.

작년과 조금 다름은, 버리는 욕심이 늘어나게 되었고, 채우고자 하는 욕심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변화 되어 가고 있다.

올해는 더 많은 힘든 일들이 일어 날것이 예상된다.

최저시급 인상과 경기불황, 매출감소로 아우성일 것이고 인원감축 근무시간 단축에 직원 불만이 가득하며, 재료비 인상, 고객들의 불만은 높아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숙제처럼 놓여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흐름에 둔하게 느껴지는 법도 있겠지만 고행과 난관에 부딪쳤을 때, 초연하게 대처하고 희망을 현실적으로 다가 오게 하는 지혜와 의연하게 순리에 적응하는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갓 수확한 커피나 신상 커피를 구해다 종일 시음하고 맛 보고도 해결해야 할 일과 마주치면, 책상 앞에 또다시 진한 커피 한두 잔을 마신 빈 잔의 흔적을 남겨놓게 된다.

누구나 반듯이 풀어야 할 과제는 주어져 있으며, 힘들수록 비워져 가는 커피가 있고, 한 잔 더 마실 커피의 힘이 있으니 이것이 희망이 주는 행복일 것이다.

희망은 커피를 마신 양만큼 풍선처럼 커져가는 효과가 있다.

믿지를 못하면 희망이 없고 진리가 있기에 희망을 갖게 된다.

시간이 더해지는 흐름은 그냥 흘러가는 게 아니다.

헛되이 나이를 먹는 것은 나이에 숫자만 더 해 가는 것이고, 제대로 나이 들어간다 함은 나이만큼 희망의 믿음이 단단해 졌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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