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물 따로 밥 따로
칼럼-물 따로 밥 따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1.08 18:5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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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물 따로 밥 따로

인간의 고통에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이 있다. 육체적 고통은 몸에서 일어나고 정신적 고통은 마음에서 일어난다. 육체적 고통은 몸을 다쳤거나 기능장애, 질병, 기형, 피로 등으로 부터오고, 정신적 고통은 권태, 탐욕, 분노, 증오, 시기, 질투, 정신이상 등으로 오며 인식장애로는 환상, 망상, 미련과 어리석음, 기억상실, 정신분열 등으로부터 온다.

육신의 질병은 개인이 아무리 조심을 해도 찾아오기 때문에 육신은 곧 업신(業身)이 된다.

강경구의 웰빙 식사법에서 ‘물 따로 밥 따로’의 식사법은 위와 장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필자는 많은 시간을 앉아서 상담도 하고 불공을 하며 명상수행을 하기 때문에 하체 운동부족으로 장기운동이 원활하지 못한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장기가 약해지면 배에 가스가 차고 대변이 불규칙해지므로 보강 운동력으로 밥 먹을 때에는 밥 종류만 먹고, 물을 먹을 때에는 물 종류만 먹는 ‘물 따로 밥 따로’의 식사법을 익혀서 밥을 물이나 국에 말아먹는 일 없도록 실천하면서 방문객들을 자애의 마음으로 대하고, 죽고 사는 일에까지 당당하고자, 자애심과 연민심을 꾸준히 길러나가고 있다.

중생들은 자신이 한계에 부딪쳐야만 사유를 하고, 몸에 병이 들어야만, 건강에 관심을 갖고 체력단련을 시작하지만 이미 실기한 것이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는 것은 비바람 속에서 옷 안 젖기를 바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병 없는 육체나 고통 없는 삶은 살수가 없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다가 병마가 찾아오면 크게 좌절하는 것이 심리적 고통이자, ‘정신적’ 고통이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는 욕망이 탐심(貪心)이 되어 그에 대한 분노가 진심(嗔心)을 낳고, 치심(痴心)으로 이어지게 된다. 인간의 몸속에는 수많은 세균들이 살고 있다.

인간의 몸속은 세균들이 살아가고 번성하기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다.

그래서 병이 오기 전에 체력단련을 꾸준히 하여야하며, 만약 질병이 찾아왔을 때는 너무 겁먹지 말고 질병을 친구삼아 존중하고 자상하게 대하면서 돌봐주면, 몸 안의 질병과 함께 더 오래 공존할 수가 있다. 천하를 주름잡는 격투기선수도 병으로 시달릴 수밖에 없고, 천하의 권력자나 돈 많은 재벌가도 자신에게 찾아온 질병은 거절할 방법이 없다.

질병이 찾아오면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을 때에는 질병을 이겨낼 용기와 인내심과 두려워하지 않는 낙관적인 생각으로 질병치유의 기능을 키워나가야 한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죽어가는 것을 받아들이기 위한 시간이어야 의미가 있다.

사람은 소화력이 약하면 혀의 감각이 예민해지고, 폐가 약하면 코의 감각이 예민해진다.

몸이 건강한 사람은 외부자극에 민감할 필요가 없어서 오히려 감각이 둔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육체적 건강은 몸을 통해 드러나고, 정신적 건강은 마음 씀씀이를 통해 드러나기 때문에 모든 해답은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과 즐거움, 편안함, 보람을, 외부에서만 찾으려고 하지 말자. 언제나 자신의 내부를 관찰하고 무념(無念)으로 다스리며 살아가자. 세상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중생들의 괴로움은 무명과 갈애를 원인으로 일어난다. 무명은 진리를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이고, 갈애는 감각적 쾌락을 추구하는 욕망들이다. 이 갈애가 강화된 것이 집착이며, 집착은 선악의 업을 일으켜 과보를 초래한다. 그 과보가 바로 괴로움인 것이다.

‘물 따로 밥 따로’ 식사법이라도 실천에 옮겨보며 평온하고 고요한 중심으로 죽어가는 것을 받아들이기 위한 자애와 연민심으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다스려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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