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주문시스템 확산에 노년층 디지털 '왕따'
무인 주문시스템 확산에 노년층 디지털 '왕따'
  • 김상목기자
  • 승인 2019.01.10 19:00
  • 1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건비 상승 무인점포 포스기 도입 증가 추세

복잡한 사용법 카드사용 강제 등 불편함 호소


▲ 최근 인건비 부담 해소를 위해 등장한 무인점포 및 무인 포스기가 증가하면서 중장년층들은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용규기자
얼마전 패스트푸드점에 들렀던 김모(58·진주시 상대동)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음식주문을 하려 했지만 매장 직원이 음식주문을 받지 않아 한참을 기다리다 매장에 들른 학생의 도움으로 무인 포스기를 통해 음식을 주문해야 했다. 최근 김씨는 이런 경험을 종종 하게 되지만 좀처럼 익숙치가 않다.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 해소를 위한 무인점포 및 무인 포스기가 등장하면서 무인시스템에 익숙치 않은 세대들이 일명 '디지털 왕따'가 되고있다.

최근 각종 프렌차이즈 뿐만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 빨래방, 음식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인점포와 무인포스기 도입이 확산되고 있어 노년층은 물론이고 중장년층들까지 발빠르게 변하는 무인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

이들 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것 보다 인건비 부담 완화, 자동정산, 개인시간 증가 등의 이유로 무인시스템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진주시 초전동에서 무인카페를 운영중인 한 점주는 "인건비 부담이 없고 정산까지 알아서 해주니 하루에 한번 매장을 둘러보며 부족한 물품만 채워주면 돼 편리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매장들은 점원과 대면없이 기계로 주문과 결제를 한번에 할수 있어 청년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반면 기계나 카드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무인화가 여러모로 불편하다.

진주시내 무인점포 및 무인포스기를 도입한 매장들의 경우 점포를 이용하는 젊은세대들은 간단한 터치만으로 원하는 것을 주문하고 결제까지 할수 있어 반기는 분위기인 반면 노년층 또는 중장년층들은 이를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며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이들은 기계를 이용할 경우 복잡한 터치과정과 카드결제만 가능한 점을 불편한 점으로 꼽았다.

매장에서 만난 박재원(54·진주시 하대동)씨는 "터치에 익숙하지 않아서 주문하는데 까지 한참이 걸렸다"며 "주문을 끝내고 결제하는 과정에서 카드로만 결제를 해야하니 카드가 없는 나는 주문을 포기할수 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부 김영자(62·진주시 신안동)씨는 "사람에게 주문하면 몇마디면 되는데 요즘 기계와 씨름해야되는 곳이 많아지는것 같다"며 "기계마다 사용법이 조금씩 달라 익히는게 어려워 점원이 주문을 받는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무인점포 및 무인포스기의 확산을 막을수는 없지만 카드나 기계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최소한의 점원을 배치하거나 상세한 기계사용법을 안내하는 등 디지털 난민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상목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