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자비(慈悲)정신이 필요한 사회
진주성-자비(慈悲)정신이 필요한 사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1.20 18:4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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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자비(慈悲)정신이 필요한 사회


불가(佛家)에서는 '자비(慈悲)'를 중요시한다. 자비는 중생에게 행복을 베풀며, 고뇌를 제거해 주는 것을 말한다. '자'는 최고의 우정을 의미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한 우정을 갖는 것이다. '비'는 중생의 괴로움에 대한 깊은 이해·동정·연민의 정을 나타내는 말이다.

부처님의 광대한 자비를 '대자대비(大慈大悲)'라고 한다. 부처님의 자비는 중생의 괴로움을 자신의 괴로움으로 하기 때문에 '동체대비(同體大悲)'라고 한다. 동체대비는 불(佛)· 보살(菩薩)의 대자비로 불· 보살은 중생과 자신이 동일체라고 보고 대자비심을 일으키므로 동체대비라고 한다.

필자가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새삼 거론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너무나 질시와 반목이 판을 치는 흉흉한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을 심히 안타깝게 생각해서이다. 30~40여년전만 해도 우리사회는 비록 배를 곯을 정도로 가난에 찌들었지만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나눔으로서 서로를 챙기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공동체의 정신이 살아 있었다. 이웃이 아파하면 주위의 모두가 나서서 아픔을 같이하고 기쁜일이 생기면 함께 축하하면서 정을 나누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인심도 변하고 있다. 나눔의 정은 점점 사라져가고 자신의 가족과 나만 아는 이기주의가 판을 치면서 우리 사회는 갈수록 인정이 메마르고 각박해져가고 있다. 우리사회 최고의 지도층이라는 정치권부터 보노라면 여야가 서로를 못잡아 먹어서 눈을 부라리고 상대를 무차별로 공격하는 것은 예사고 어르신, 중년, 청년 할 것 없이 니편 내편으로 갈려 서로 어르렁거리기만 한다. 우리 경남에서도 지난해부터 경남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여부를 두고 보수와 진보 양측이 해를 넘기면서까지 지루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은 오간데가 없고 오직 나와 내편 만이 있을 뿐이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기막힌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누가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닐 정도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 같은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럴 때 일수록 필요한 것이 부처님의 자비 정신이다. 자비는 권유나 강조가 아니라 조건 없는 나눔이다. 자비정신은 나와 상관없는 타인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지구 반대편의 어떤 인연도 없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사람들도 있다. 이 땅에 함께 살면서 우리모두 자비심으로 서로를 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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