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길가메시(Gilgamesh)의 전설
도민칼럼-길가메시(Gilgamesh)의 전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1.27 18:4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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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에듀맥스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

김병진/에듀맥스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길가메시(Gilgamesh)의 전설


호주의 시드니에는 시드니 대학(The University of Sydney)이 있다. 이 시드니 대학의 체육관 옆에 동상이 하나 서있다. 이 동상은 바로 길가메시(Gilgamesh)의 동상이다. 길가메시라는 이름의 뜻은 ‘사자를 쓰러트린 영웅’이라는 뜻이다. 실제 시드니 대학의 동상을 보면 길가메시가 마치 사자를 고양이처럼 들고 있는 모습니다. 기원전 3000년경 우르왕조(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수메르 왕조)의 초대 왕 길가메시(Gilgamesh)는 반인반신으로 영생불멸을 추구했다. 그러는 동안 그는 동정(compassion), 우정(friendship), 용기(courage), 사랑(love) 그리고 평화(peace)를 찾아냈다.

대개 왕이나 황제는 정복이 끝나고 나면 영생불멸을 추구한다. 자신의 영화와 명예를 영원히 누리고 싶은 것이다. 중국의 진시황은 불로초에 집착하였다. 길가메시도 영생불멸에 집착하였다. 중국의 진시황은 불로초에 집착하였지만 불로초를 구경도 못하고 자신의 영토를 순행도중 마차 안에서 목숨을 거두었다. 길가메시는 영생불멸이 허망한 것임을 깨닫고, 그 대신 인간에게 영원히 소중한 동정, 우정, 용기, 사랑과 평화를 발견한 것이다.

사람이 자신보다 취약한 사람이나 동식물을 동정할 줄 알고, 자신의 지인과 우정을 나눌 수 있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주눅 들고 겁먹을 수 있는 상황에서 용기를 낼 줄 알고, 자기 주변의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고, 평화를 추구하고, 만들고, 지켜낼 수 있다면 그는 영생불멸과 버금가는 존재가 될 것이다. 개인도 그렇지만 국가나 기업과 같은 조직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오늘 많은 국가와 기업이 동정, 우정, 용기, 사랑과 평화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2019년 새해가 밝았다. 지구상의 어디 선가에서 수많은 어린이들이 헐벗고 굶주리고 있다. 그들에 대한 동정(compassion)이 필요하다. 한국과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이라는 매개를 통해 우정(friendship)이 증진된 느낌이다. 새해에는 우리나라가 지구상의 더욱 많은 나라들과 우정이 돈독해 지기를 희망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은 세계 4대 강국이다. 이들과 우정을 쌓아가되 그들의 위협에 굴복해서는 안 되고, 우리는 용기(courage)를 가져야 한다. 특히 남·북한은 같은 민족임을 망각하지 말고 사랑(love)을 나누고, 평화(peace)를 소중히 할 것을 기대해 본다.

자본주의 사회와 같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동정, 우정, 용기, 사랑과 평화는 한낱 의미 없는 쓰레기 같은 단어들로 들릴 수 있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남을 짓밟고, 배신하고, 때로는 비굴함을 선택하고, 미워하고 투쟁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길가메시의 시선에서 보면 그것은 인간의 삶에 허망한 것이고 영생불멸과 대치되는 치명적인 것이다. 새해에는 길가메시의 깨달음을 음미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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