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설 명절 소외이웃과 함께 하자
진주성-설 명절 소외이웃과 함께 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1.27 18:48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설 명절 소외이웃과 함께 하자


우리민족 최대명절의 하나인 설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설날에 우리 모두는 오랜만에 고향을 찾고 가족과 친척을 만나 안부를 전하고 회포도 풀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급격한 세태 변화 속에서도 조상의 음덕에 감사하고 가까운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우리 명절의 취지가 그래도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명절이 설인 셈이다.

설날은 조상 숭배와 효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돌아가신 조상신과 자손이 함께 하는 아주 신성한 시간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도시 생활과 산업 사회라는 굴레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요즈음에 설날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 설날은 조상과 함께 하며 정신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고 조상의 은덕에 감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인 셈이다.

하지만 세태가 변하면서 설의 의미와 취지는 너무도 다르게 변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설날이 되면 귀성전쟁이 벌어지고 친척들이 모두 모여 조상에게 정성껏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나눠 먹으면서 웃어른에게 세배를 드리면 어른들은 자손들에게 덕담을 한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귀향도 옛말이 되어 부모님이 자식들이 있는 대도시로 역귀성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설 연휴에는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아예 홀로 집에서 자신만을 위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설 명절을 휴식과 충전의 시간으로 여기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우리 민족이 수천년 이어온 전통인 설 명절에 겸손한 마음으로 조상님께 차례를 정성껏 지내는 일을 구태의연한 풍습이라 비하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소중한 전통인 명절문화를 무조건 배격하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조상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존재하겠는가. 조상들과 부모 친척, 이웃과 어떻게 사랑을 나눌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즐거운 설이 되어야 한다.

올해 설은 전에 없이 우울한 분위기다. 설이 임박했는데도 전통시장 상인들은 설 대목경기가 실종됐다고 울상이며, 서민들은 생활이 갈수록 궁핍해 진다며 여기저기서 불멘 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농축산물 가격도 덩달아 올라 서민들의 제수용품 구입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언론보도다.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즐겁게 보내는 것이 설 명절의 미덕이다. 우리 주변에는 불우 어린이들과 청소년, 홀로 사는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따뜻한 정과 손길을 기다리는 이웃들이 많다. 진정한 설 명절은 소외된 이웃과 함께 조그마한 정이라도 나누는 것이다. 나눔의 정은 어두운 곳을 빛으로 바꾸어가는 힘이요 지혜다. 이번 설은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명절이었으면 하는 바램은 이 같은 연유에서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