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 칼럼-치앙마이 한달살기(2), “살고싶은 미래를 지금 살아갈 것”
스피치 칼럼-치앙마이 한달살기(2), “살고싶은 미래를 지금 살아갈 것”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1.27 18:4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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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정/최효정 스피치 컨설팅 대표

최효정/최효정 스피치 컨설팅 대표-치앙마이 한달살기(2), “살고싶은 미래를 지금 살아갈 것”


한달살기가 유행이다. 그 분위기는 제주도에서 치앙마이로 넘어온 모양인지 여기저기 ‘한달살기’하러 온 여성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이곳 님만해민은 치앙마이의 가로수길이라 불리는만큼 힙한 카페도 많고 레지던스식 콘도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어 ‘여자혼자 해외여행’, ‘아이와 한달살기’를 하기에 좋은 지역으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 한국은 겨울한파에 미세먼지까지 연일 몸살을 앓고 있지 않은가, 반면 치앙마이는 태국 북부 고산지대의 선선하고 쾌청한 날씨가 연중 계속되고 특히, 1~2월은 여행하기 가장 좋은 성수기이다. 여름나라 특징상 오후 두, 세시의 강렬한 햇빛은 따사로우나 이 시간마저도 인터넷이 잘 터지고 개성 넘치는 카페들이 많아 여유를 즐기다보면 금세 힐링이 된다. 어떤가 상상만 해도 당장 치앙마이행 비행기를 끊고 싶지 않은가. 세상에서 추위가 가장 싫다는 이들이라면, 디지털노마드의 성지! 치앙마이로 오라!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필자가 작년 여름 치앙마이를 찾았을 때 보다 한국인들의 ‘한달살기’ 열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 같다. 저렴한 물가, 인스타 감성 가득한 브런치카페, 태국 북부의 품질 좋은 커피, 그리고 생기발랄 풍부한과일과 신선한 야채 그뿐인가! 님만해민 마야몰 지하 마켓에 갔더니 라면을 비롯해 김치, 된장, 김, 고추장 등 웬만한 한국 식재료들은 거의 다 찾았을 수 있었다. 여자혼자 한달살기든, 국제학교 진학과 같은 아이 교육 때문이든, 퇴직한 노부부의 따뜻한 겨울나기든 한국물가에 비해 저렴하고 인프라 구축이 잘 되어 있다는 이유로 치앙마이는 지금 확실히 핫한 여행지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필자도 현재 치앙마이에서 ‘한달살기’ 중이다. 일년에 열 달은 열심히 일하고, 두 달은 강의를 쉬면서 삶의 에너지를 순환시키는 필자는 매년 수차례 ‘여행’을 통해 거듭난다. 세비야에서는 ‘플라멩코 배우기 여행’을 했고, 시칠리아에서는 ‘렌트 일주 여행’을, 인도에서는 ‘요가 여행’, 도쿄에서는 ‘커피 여행’을 하는 등 매번 여행의 주제를 정하는 편이다. 필자의 이번 겨울여행은 ‘살아보는 여행’으로 타이틀을 정했다. 한 도시에 머물며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일상을 살고 싶었다. 일상? 그것은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지루한 부분이기도 하다. 일상은 그냥 매일의 것이다. 굳이, 비행기를 한번 타야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익숙한 나의 도시에서도 그저 매일,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일상의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고 싶었다. 공간을 바꾸고 낯선 도시에서 일상의 것들을 헤매다보면, 결국 돌아왔을 때 ‘집이 최고였네’할 것이다. 분명, 굳이 떠나야만 알 수 있는건 아니다. 그럼에도 그 단순한 한마디를 하기 위해 떠나왔다. 차곡차곡 일상의 에너지를 모아두었다가 봄이 오면 다시 내 익숙한 삶의 현장에서 정렬을 다해 살아보고 싶었다. 각설하고! 더 솔질해지자. 사실, 필자는 겨울이 무섭다. 뼛속 마디마디까지 시려운 겨울이 싫다. 그런데도 딱 하나, 벌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로 겨우 버텨왔다는 게 솔직한 심경일 것이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현재는 어떻게 결정된 것이지? 아, 과거의 내가 현재를 만든 것이다. 열심히 살았고, 불안과 초조, 상대적 결핍과 타인과의 비교 등 이런 것들이 더욱 열심히 살게 만들었다. 그래서 현재의 나는 만족스러운가? 만족스럽다. 필자는 꿈꾸던 직업을 갖게 되었고, 도무지 손에 잡힐 것 같지 않던 상상 속 일들을 해내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했다. 그럼, 미래는 어떻게 결정되는 거지? 그렇다. 현재가 미래인 것이다. 미래는 꿈의 영역이고 현실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 수 밖에 없다는 게 현실이라는건 누가 규정한 것인가? 과거를 돌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이 미래다. 필자는 살고 싶은 미래를 떠올렸다. 아주 간단하게 답이 나왔다. ‘1년에 10개월은 즐겁게 일하고, 2개월은 여행을 다니고 싶다’는 문장이 떠올랐다. 떠올랐으니, 실천해야하지 않겠는가? 그게 몇 년 전이다. 어떻게 됐냐고? 일단은 처음 그렇게 하기 시작했을 때 우선, 주변사람들의 걱정이 많았다. 시집은 안갈거냐, 여자혼자 어디를 돌아다닌다는거냐, 무려 두 달을 놀면 일이 없어지는 거 아니냐, 노후준비는 안하냐 등등.

원래 뭐든 ‘살고 싶은 삶’을 살아가는데에 가장 큰 걸림돌은 이런 주변의 우려내지는 가족의 반대다. 필자는 강연 중에 이렇게 말한다. “꿈을 이룰려면 우선 부모님의 반대는 옵션이예요. 내가 가려는데 지인들이 한 마디씩 하면 기뻐하세요. 정말 나만의 길,이 맞구나!”

아, 오해는 마시길, 어디까지나 책임은 당신의 몫이다. 당신의 한달살기를 부추기며 오늘은 여기까지, 치앙마이에서의 일상은 어떠냐고? 별반 다른게 있을리 있나, 여기도 사람사는 곳이다. 한달살기와 치앙마이 이야기는 다음편에 계속되니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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