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좋은 일이면 하고 나쁜 일이면 멈추어라
칼럼-좋은 일이면 하고 나쁜 일이면 멈추어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1.29 19:1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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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좋은 일이면 하고 나쁜 일이면 멈추어라


사람들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며 집착하는 것은 자신의 몸이다. 몸에 병이 들거나 죽을까봐 항상 몸을 보호하며 무병장수를 꿈꾼다. 그러나 몸은 아무리 잘 먹여주고 잘 입혀주고 잘 재워줘도 마음을 따라주지 않고 질병과 늙음과 죽음을 향해 날마다 질주한다.

곧 닳아 없어질 육신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본래 마음을 찾는 것이 빛이자 희망이다.

선업은 행복을 안겨주고, 악업은 고통을 안겨준다. 살얼음판을 조심스레 건넜다하여 안전해진 것은 아니다. 그런 모험을 즐기기보다는 미리 다리를 놓아 위험을 예방하면서 살아가자.

불법(佛法)을 공부하면 항상 넉넉하고 즐겁고 평안한 적막 속에, 번잡함이 사라진다.

수행자는 사람들이 세속의 번뇌와 욕망들을 갖고 들어오면 ‘줄이는 것’이 ‘더 갖는 것’보다 쉽고, 걸림이 없기 때문에 줄이고 세탁하여 다시 세속으로 되돌려 보내주며 살아간다.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의 눈과 입, 귀와 손을 갖는다면 보이는 것과 들리는 소리는 모두 아름답고,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희망의 말들이며, 세상은 선행으로 가득찰 것이다.

이 세상은 본래 고통과 거짓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행복과 정직한 기쁨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행자는 수많은 사람들이 던지는 변화구를 잘 받아내고 잘 처리해나가야 한다.

그 변화구란 모든 갈등과 탐욕, 무명을 말한다. 지옥과 극락은 같은 자리에 있음으로 마음 하나만 뒤집어서 보면 사바세계가 극락이고, 모든 사람들이 바로 부처이다.

마음이 맑으면 몸으로 드러난다. 사람팔자 시간문제이고 인간의 파탄도 시간문제이다.

무엇이든 지금 얻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사라져버리는 것이 진리이다.

단순하게 살아가면서, 좋은 일이면 당장 실천하고 나쁜 일이면 당장 멈추어버리자.

기본에 충실 하며 ‘내가 바르게 살아가고 있는지’ 끊임없는 자문 속에 바른길로 나아가야한다. 이론보다는 실천에 중점을 두어야한다. 바르게 산다는 것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선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경전에는 ‘구함이 있으면 고통이요, 구함이 없으면 낙이다.’하였다.

욕심을 버려라. 자신이 일궈 낸 눈부신 성과를 자랑하지마라.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의 젖을 먹었고, 그 후 밥을 먹으며 살아왔다. 어머니의 젖가슴과 밥그릇은 무덤을 닮아있다. 매일 밥그릇과 마주한 것은 무덤과 친숙해지기 위한 연습이다. 자신에게 배려하려면 너무 많은 인연을 만들지 마라. 인연을 많이 만들면 만들수록 부작용도 넘쳐난다.

그리고 남들은 나를 싫어하더라도 나는 그들을 싫어하지 말아야 발전이 있다.

입장을 바꿔 보면 이해 못할 것이 없다. 만약 원망이 있을 때는 ‘하루를 넘기지 말라’ 겉은 비록 남루한 차림의 모습일 지라도 진실에 있어서는 대부호가 되어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선행을 꾸준히 실천하여 가랑비에 옷 젖듯이 사람들에게 자비심을 흠뻑 젖어들게 해주면 세상은 한결 맑고 밝아질 것이다. ‘금강경’에서는 ‘시법평등 무유고하(是法平等 無有高下)’라 하였다. 즉 불법은 모두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없다는 말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보시, 나눔’이라는 양분을 주면서 청정과 복락의 세계로 나아가자.

사회현실의 문제에도 능동적이고 밝고 인자한 모습으로 주변 사람들을 이끌어서 모두가 자유롭고 홀가분하게 살아가자. 현대인들 중에는 의지할 곳이 없고, 혼자서는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데 한계를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고통은 믿고 의지하고 신뢰할 곳이 없을 때 생긴 것이다. 그들에게 지혜의 눈을 뜨게 하여 깨달음의 길로 이끌어주는 나침반이 되어보자.

곧 닳아 없어질 육신에만 집착하지 말고 본래 마음을 찾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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