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남강(南江)물은 흐른다
도민칼럼-남강(南江)물은 흐른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2.06 18:3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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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회장

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회장-남강(南江)물 흐른다


남강이 언제부터 흘렀다고 증언은 없다. 고고학적으로 명확한 사실은 인류는 700- 5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했다는 사실이고,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는 흐르는 물을 복합체적인 단계로 구성된 감정이라 했다. 즉 한 방울 물이 더 합쳐 개울이 되었다가 지류와 더불어 내천을 이루어 많이 흐르는 강(江)을 이룬다. 그 주변 경관과 자연환경의 경치에 따라 대부분 지명이 이름 지어져 어디론가 흐르게 된다. 때 따라 심산계곡의 신비를 간직한 수 억 겹 층층이 쌓이고 그 자리 터마다 문화의 씨가 뿌리쳐 새 자취를 남기었다.

중국 홍삼(紅蔘)문화는 황하 강의 산물이고 나일강의 이집트 문화도 흐름의 상징이다. 한강의 기적이 수도 서울 문화를 만들어 내었듯이 남강 물 흐름은 덕유산의 상류의 작은 내천이 흘러 진주 삶의 시발이 되었고 진주 문화의 샘터를 발생시켰다.

강물이 동남쪽으로 돌아 흐른다고 영강(濚江), 촉석강(矗石江)이라 했으며 임진왜란 이후 남강(南江)이란 지명이 등장 되듯이 남강은 흐름유역을 중심으로 언제부터 조상들이 옹기종기 마을을 이루고 농사를 지으며 가축을 기르고 가족을 양육하였던 삶터가 된다.

계곡의 경치에 따라 정자(亭子)를 지어 글 읽는 선비들이 모였고 정신 수련도장이 선비문화를 발생시키므로 남강유역은 특징있는 민족문화예술의 융성지로 발전하고 발원 기점에 일어난 문화예술과 정신을 총칭하여 우강문화권(右江文化圈)이라 하였다. 그 곳 주변 중심으로 성숙한 인재들이 곧 한국의 선비였고 지속적인 발전으로 뿌리내린 정신문화가 곧 진주정신이라 하겠다.

흐르는 남강은 굽이굽이마다 소통과 발자취의 역사를 남기며 오늘, 내일 그 다음날도 변함없이 흘러 낙동강이 되었고 또 흘러 남해로 흐른다. 또 새로운 역사를 반복하며 소리 없이 모였다가 흐르고 또 흐르면서 자연환경에 관계없이 흐르는 문화를 만들어 개천예술을 창조하였다. 반대로 소리 내어 외쳐보고 난타작을 당했던 진주성은 진주 함성의 맥 충절이란 결과로 동행하는 행동을 하늘로 날려 보았다.

그러나 유유히 흐르는 저 남강 물에 목숨을 걸어온 선인들의 정의로움이 언제나 신비로의 충만한 얼의 남강은 언제나 맑고 아름답게 오늘도 흐르는 저 모습에 스스로 사색하며 머리 숙여진다. 조선조 최성일이 남강을 찬하였던 시 한수가 전한다.

오리는 쌍쌍이 물을 차고 날아가고 / 영산홍 고운 꽃은 거꾸로 강에 비치네 / 화공도 그려내지 못하였는데 / 서생은 시 한 수로 모두 적어 놓았네

또한 필자도 남강유역 농부들의 생각을 시로 밝혔다.

이른 아침 괭이를 들고 / 남강 변 차밭에 갔다/ 차나무가 얼마나 물 마셨는지 / 새싹 찻잎 딸 준비되었네 / 삽 들고 논에 왔던 농부 / 논물이 얼마나 고였는지 / 모내기를 할 수 있을 지 / 고개를 끄떡이며 얼굴 빛 변한다 / 기다리는 빗물보다 저 남강/ 내 마음의 훈훈한 자리 터 / 자꾸만 발걸음이 바빠집니다

남강 물은 동동남쪽으로 예나 지금이나 끝없이 흐르면서 여름철마다 남서쪽 저기압 세력이 산맥 계곡에 부딪쳐 지형성강우(地形性降雨), 즉 폭우가 내려 홍수의 유량자로 우리들 삶 자리 터에 말없는 영향을 끼쳐 주고 있다고 지적되었다가 1970년 남강댐의 완공이 나그네처럼 곳마다 삶터 혼적을 남겼고 좋은 땅 평야를 형성하고 살 수 있는 공간과 작물을 가꾸는 여백을 주었다.

강물 깊이가 조정되어 물자를 운반할 교통수단으로 배 길을 열어 좋은 기술, 지식,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 뿐 아니라 왜적의 침입을 막고 안락한 삶 환경의 자리 터를 진주뿐만 아니라 사천 통영 거제 남해 일대에 삶의 질을 높이는 교육도시와 항공 및 공장단지로 발전함은 남강유역이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순환지로 미래가 기대되는 흐름의 문화를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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