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대봉산(大鳳山) 명칭 복원
진주성-대봉산(大鳳山) 명칭 복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2.10 19: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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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대봉산(大鳳山) 명칭 복원


진주에는 봉(鳳)자가 들어간 지명이 유달리 많은 편이다. 봉(鳳)은 봉황을 의미하는 한자로 ‘봉’자가 들어간 지명은 봉황의 유래와 관계되는 곳이다. 노납이 거주하는 여래사도 상봉동(上鳳洞)이고 이웃 동네의 지명은 봉곡동(鳳谷洞)·봉안동(鳳安洞)이며 진주의 진산인 비봉산(飛鳳山)에도 ‘봉(鳳)’자가 들어가 있다. 이밖에 봉알자리와 봉황교(鳳凰橋)도 진주에 있다.

비봉산은 애초에는 대봉산(大鳳山)으로 불리었다. 봉황이 날아가는 산이 아닌 봉황이 사는 산이었던 것이다. 산 위에 봉암(鳳岩)이 있어 진주에서 뛰어난 인물이 많이 나고 권세를 누리자 이를 두려워 한 조정에서 비봉산으로 이름을 바꾸었다는 유래가 있다. 고려 인종 때 진주의 기세를 꺾기 위해 조정에서는 몰래 봉암을 깨 없애 봉황이 날아가 버려 비봉산으로 부르게 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조선을 건국한 조정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인물이 많이 나는 것에 대한 걱정과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 때문에 무학대사가 진주의 지맥을 끊었다고 전해오는 기록이 있다.

이후 걸출한 인물이 나지 않자 진주사람들은 날아가 버린 봉황을 다시 오게 하기 위해 상봉동 주택가에 '봉알자리'를 만들고, 남강변에 봉황이 깃든다는 대나무 숲을 만들었다. 수년 전에는 비봉산과 선학산 간을 잇는 말티고개 보행로인 봉황교가 가설됐다. 비봉산 봉황의 왼쪽 날개인 선학산이 말티고갯길로 맥이 끊겨 봉황이 날지 못하는 형상이 돼 예전 같은 걸출한 인물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풍수지리학자들의 지적을 받아 들인 것이다.

지난해 비봉산에는 전망 정자인 대봉정(大鳳亭)이 세워졌다. 대봉정 설치는 비봉산이 황폐화 된 채 방치되어 오면서 2016년부터 비봉산 제모습 찾기 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됐다고 한다. 대봉정의 전경은 정면으로 진주성과 천수교, 망진산을 바라보며 동측으로 월아산, 서측으로 지리산을 바라볼 수 있는 명당이다. 대봉정에서는 올해 새해를 맞아 시민들의 소망과 안녕을 기원하는 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2년 전만 해도 매년 선학산 정상에서 해맞이 행사를 개최했지만 올해부터 대봉정으로 장소를 옮겨 개최한 것이다.

대봉정 건립을 계기로 비봉산의 명칭도 대봉산으로 바꾸는 것이 어떨까 싶다. 물론 풍수지리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진주사람들이 불렀던 대봉산의 명칭이 비봉산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시 대봉산으로 되돌려 진주의 정기를 되살리고 인재가 줄줄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비봉산을 대봉산으로 바꾸기 위해 진주시와 뜻있는 인사들이 나서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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