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키워드로 보는 2019 대한민국
도민칼럼-키워드로 보는 2019 대한민국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2.10 19: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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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정/최효정 스피치 컨설팅 대표

최효정/최효정 스피치 컨설팅 대표-키워드로 보는 2019 대한민국


매년 연말이 되면 서점가에 1위를 차지하는 베스트셀러가 있다. <트렌드코리아>시리즈다.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랜드분석센터>는 2018년에도 소확행, 가심비, 워라밸 등의 키워드를 내 놓으며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전망했고 예상대로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그려나갔다. 그럼, 해가 바뀐 올해는 어떨까? 필자가 보기에는 작년과 비슷한 느낌이거나 ‘굳히기’로 들어가는 것 같아 보인다. 어쩌면, 개인의 행복과 주관적 만족에 관해서는 보다 더 적극적인 행동 모션이 보여 지기도 한다. ‘타인의 삶이 아닌 내 삶을 살 권리’, ‘하고 싶은 대로 할 권리’ 혹은 ‘아무것도 안할 권리’, 개인은 보다 더 주체적인 삶을 꾸리고 구체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적극성도 보인다. <트렌드코리아2019>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현상들을 모아 10가지 키워드(PIGGY DREAM)로 나타냈는데 그 중, 필자의 눈에 들어 온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나나랜드’, ‘감정대리인’, ‘뉴트로’.

먼저, ‘As Being Myself’를 지향하며 ‘그곳만이 내 세상!’ 이라고 외치는 ‘나나랜드’는 이제 남의 눈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만의 시선과 나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살겠다는 사람들의 강력한 의지표명이다. 한국 사람들은 그간 얼마나 타인 지향적이었나, 영화 말모이에서 언급된 ‘우리 집’, ‘우리 식구’등의 표현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나의 삶에 타인의 삶이 함께 어우려져 공동체의식을 형성해 왔고, 그 특성은 고스란히 한 국가를 발전시켜온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의식주’의 문제를 해결한 뒤의 한국인, 세대의 밀물과 썰물을 반복해 여기까지 전진해 온 한국인들은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의문을 갖는다. ‘왜 꼭 타인과 공간을 함께 해야 하는가’ ‘왜 꼭 함께 같이의 가치를 나누어야 하는가’, ‘우리이기 이전의 나,는 왜 우선시 될 수 없는가’…그래서 등장한 ’자존감’ 키워드가 바로 ‘욜로’인데 이제는 욜로를 넘어 ‘횰로’(혼자하는 욜로)로 진화했다 하니, 개인이 자신의 방법대로 행복할 권리를 찾는 분위기는 올해도 계속될 모양이다. 그런데 이 현상이 우리사회에 가져다주는 변화는 적지 않은듯하다. ‘함께’, 와 ‘우리’를 강조해 왔으니 가장 먼저 ‘인간관계’에 대한 변화양상이 두드러지게 보여지는 것 같다. 디지털 기기와 친숙한 세대, 일명 ‘디지털원주민’ 세대가 보이는 ‘인간관계 지양성’은 가급적 타인과 공간을 함께 쓰지 않으면서 자신에게 부여된 시간을 침해받고 싶지 않아한다. 그러다보니 막상 학교 혹은 직장과 같은 공동체 사회에 진입하게 되면 어떻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해야할지, 어떻게 상호간의 감정을 이해하며 설득과 합의점을 찾아 가야 하는지,에 대한 ‘대인관계능력’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필자가 경남 진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피치, 면접아카데미에서도 바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안고 방문하는 수강생들이 많은데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고,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지를 공유하는 화법, 화술훈련 강좌가 늘어가고 있다. 생각하는 바를 말로 꺼내고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에는 우선시 되어야 하는게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런데 2019년 트렌드에 등장하는 ‘감정대리인’이라는 말은 자신의 감정조차 타인으로부터 답을 구하는 현상을 이르러 생겨난 말인데 필자는 이 키워드가 개인과 사회집단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파생되어 갈지 주목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나혼자 산다’와 같은 관찰형 예능에서 대신 살아주는 것, 대신 느껴주는 것 등의 감정대리 콘텐츠가 제법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것을 긍정요인 혹은 부정요인으로 보기보다는 트렌드변화의 흐름으로 보는 동시에 현재를 진단해 볼 예로 보고 있다.

한편, 2019년트렌드코리아 소비트렌드분석 자료에서 필자가 가장 눈여겨 본 것은 ‘요즘옛날’로 불리는 ‘뉴트로(New-tro)’다. 최근 들어 옛날 감성 가득한 한옥 카페나 복고적 성향의 상점들이 눈에 띄는데 이것은 단지 ‘복고(retro)’가 아니라 새로운 옛날 즉, ‘뉴트로(New-tro)’
라는 해석을 내어 놓고 있다. 옛날을 그리워하는 기성세대와 옛날이 신기한 10대 20대의 감성결합이 소비시장을 새롭게 흔들고 있다. 레트로 컨셉이 젊은 세대들의 감성을 충족시킨다는 것은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지극히 개인적이고 싶어 하는 삶, 횰로와 감정대리인의 키워드를 바라보며 왠지 모를 걱정이 드는 지점에서 혹시 공존할 수 있는 해결점을 아닐까?

2019년 설 명절도 지났다. 이제 본격적으로 한 해를 살아야 한다. 개인의 삶도 함께의 삶도 놓칠 수 없다면 이 키워드들 사이에서 어떻게 똑똑한 한 해를 보내야 할 것인지 각자 그려보자. 결국 답은 ‘자신을 아는 것’과 ‘타인과 함께 하고 싶은 동기부여’ 그 어디쯤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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