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 교사 정장화씨 ‘숨·곁’ 시화집 출간
정년퇴직 교사 정장화씨 ‘숨·곁’ 시화집 출간
  • 윤다정기자
  • 승인 2019.02.20 18:55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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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가까이’ 주제…하이쿠 형태 시와 자연 사진을 한눈에
▲ 숨·곁 中 ‘물찬 수달래’ 시와 사진

열일곱 자와 한 사진에 모든 것을 담았다.


17자로 이뤄진 시와, 자연에 담긴 풍경·동식물 사진을 나란히 배치해 엮은 시화집 ‘숨·곁’(76쪽, 1만2000원, 책나무 출판사)이 출간됐다. 지은이는 이달 정년퇴직하는 산청 단성고등학교 교사 정장화 씨.

정 씨는 숨(목숨)과 곁(옆)을 주제로 하여, 40년 이상 찍어온 사진들 중에서 주제에 어울리는 사진을 선별하고, 5·7·5의 3구 17자로 된 일본 고유의 단시형인 ‘하이쿠’를 골자로 시를 썼다.

시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 제외하고 모두 하이쿠 형식으로 쓰였다. 목차는 숨1, 숨2, 숨3으로 구성됐다. 숨1에서는 저마다의 고단한 생존을, 숨2에서는 힘차게 살아가는 생명감 있는 모습을, 숨3에서는 즐겁고 희망적이고 의미 있는 생물의 모습을 나타냈다.

산을 탄 지 45년이 넘었다는 정 씨는 산에 대한 사랑이 사진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등산을 하면서 자연 경관 곳곳을 탐색하게 된 그는 이를 자신의 삶의 철학 ‘상생’과 이으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겸손을 좌우명으로 삼는다는 그의 시선이 시화집 곳곳에 묻어난다. 낮은, 작은, 언뜻 지나치기 쉬운 미물을 그의 렌즈는 자세히 들여다본다.

시화집 제목인 ‘숨·곁’도 그러한 맥락으로 곁의 받침 ㅌ을 반대로 해서 표지를 장식했다. ㅌ이 안쪽으로 향하는 모양을 취함으로써, 보듬고 감싸 안는 모양을 표현하고 싶은 이유에서란다.

취미로 그림도 그린다는 정 씨는 앞으로 숨·곁과 같이 시와 사진을 나란히 배치한 형태의 시화집이나, 시와 그림을 나란히 배치한 형태의 책을 시리즈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이쿠를 연구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한국에선 하이쿠와 사진이 짝을 이룬 형태의 시화집은 숨·곁이 최초라고 한다. 하이쿠 연구자들이 일본 하이쿠 학회에 가서 이 시화집을 소개한다고 한다. 일본에서 기획 출판이 가능하면 일본에도 출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씨는 첫 출판작인 ‘숨·곁’을 계기로 더 돈독히, 사진은 물론 그림도 평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정장화 씨는 진주 출생으로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고등학교 교사로 38년 근속했다. 윤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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