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문화콘텐츠를 즐겨라
아침을 열며-문화콘텐츠를 즐겨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2.24 18:29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

채영숙/영산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교수-문화콘텐츠를 즐겨라


다음 주 놓치고 싶지 않은 공연을 예매하기 위해 인터넷에 들어갔더니 좋은 자석은 이미 다 팔렸다. 공연 알람이 한 달 전부터 예매를 공지하니 부지런한 사람들이 서둘러 예매를 한 모양이다. 상류층의 문화로만 여겼던 문화 공연은 다양한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고객의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가 문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문화 공연의 가격대 문턱이 낮아진 것도 한 몫을 했지만, 클래식 음악만 들려주던 공연에서 스토리와 영상을 접목한 형태의 공연은 듣고 보는 음악영상공연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공연장은 대만원이었다.

영화관도 대만원이다. 영화 관람비가 적잖이 올랐음에도 관객수는 그다지 줄지 않은 것이 놀랍다. 헐리우드 영화에만 관객이 몰리고 ‘한국 영화를 보면 돈이 아깝다’는 말은 고전에나 등장하는 말이 되었다. 작년 제작된 영화 편수만 186편이나 되었고,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적었다고는 하고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이 적다고 하지만, 소비자인 나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었던 한 해였다. 괜찮은 영화 기획에만 많은 투자배급사가 몰리고, 영화제작비의 규모는 놀라울 정도를 커졌다지만 저예산 영화의 질도 좋아졌다. 작년의 영화 흥행은 고예산 영화 보다는 중급 규모, 저예산영화가 흥행에 성공했고, 올해 첫 천만 영화는 65억 원의 중급 규모 코미디 영화가 등극했다고 한다.

방학의 마지막 주말이기도 하겠지만,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개봉되었기에 가족 단위 혹은 연인들의 영화 관람객을 끌어들인 것도 흥행 성공의 한 몫을 했다고 본다. 영화를 보러오는 관객의 연령대가 높아진 것도 큰 변화이다. 경제성을 갖춘, 주 소비자층인 5060세대의 수가 늘어나면서 시간을 보낼 대상이 필요한 것과 맞물린 것도 있다. 5060세대의 문화에 대한 목마름을 동네 근처의 영화관이나 문화관이 해소지의 역할을 한 것이다. 동네 가까이에 문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난 오늘도 행복하다.

영화를 보는 시간 내내 지루함을 모르게 박진감 넘치는 장면 처리, 탄탄한 문맥 구조와 스토리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관객의 연령대가 다양해졌다고 생각된다. 영화에서 다룰 수 없었던 사회 고발형 주제나 흥행만을 쫓아 한국식 이야기를 다루지 못하던 시절과 다르게 소비자가 궁금해 하는 내용을 짜임새 있는 구조와 줄거리로 풀어내는 작가와 제작자의 기량은 오늘도 관람객을 즐겁게 한다. 우리 정신을 담은 문화가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사랑받고 있다.

한국 TV는 지금 드라마 천국이자 음악 경연의 천국이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채널을 돌려가며 드라마를 볼 수 있고, 드라마에 푹 빠져 살아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음악 경연 프로그램은 중고등학생들의 꿈도 바꾸어놓았다. 청소년 중 많은 수가 레퍼가 되는 게 꿈이란다. 레퍼들이 등장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을 볼 때면 심사위원으로 나온 유명 레퍼의 연령대가 대부분 20대이다. 들리는 음악은 딴 세상의 음악이다. 아무리 신경을 써서 들어도 가사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을 보면 나도 중년의 나이가 되었나 보다.

작년 문화콘텐츠 산업의 트렌드를 언급한 신문 기사 제목에 등장한 주요 단어들을 살펴보면 BTS의 활약, K-팝, K-웹툰, K-클래식, 수출액 40억 달러한 게임, 중국 게임의 한국 점령, 영화 산업에 뛰어드는 IT 업체들, 한국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중국 테마파크 등 다양한 한국 문화의 해외 진출은 청신호이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문화 산업은 제작 기술 발전과 콘텐츠의 다양성, 서비스 채널의 다양성에 힘입어 빠른 속도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생산과 소비를 겸한 플랫폼 위에서 인간의 오감을 적극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거듭 성공하면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의 생각을 바꾸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병행, 회원 등급에 따른 제공 콘텐츠의 차별 정책은 사용자의 성향에 맞춘 서비스에 만족감도 높여준다. 마음만 먹으면 된다. 풍성한 문화 콘텐츠를 즐겨라. 선택의 폭도 넓고 다양한 형태,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 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