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영화 '말모이'
도민칼럼-영화 '말모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2.26 18:5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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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에듀맥스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

김병진/에듀맥스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영화 말모이


영화 ‘말모이’, 이 영화의 감독은 엄유나(1979년생~)이다. 엄 감독은 이미 천만 관객을 끌어 모은 영화 ‘택시 운전사’의 시나리오를 쓴 분이기도 하다. 말모이의 주연배우는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는 ‘유해진’과 ‘윤계상’이다. 이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은 이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이 영화의 관객들은 영화상영 내내 웃음과 울음을 번갈아 가며 지을 수밖에 없고, 뭔가 묵직한 감동과 메시지를 받고 영화관을 나온다.

‘말모이’란 일제강점기 때 ‘말을 모은다’라는 뜻이기도 하고, ‘말을 모으는 운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제강점기 때 왜 굳이 말을 모아야만 했을까?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1876년~1914년)은 ‘문명 강대국은 모두 자국의 문자를 사용한다.’고 하였다. 개인이건 조직이건 근본이 중요하다. 어떤 민족의 근본은 문화이다. 문화의 근본은 언어 즉 말과 글이다. 어떤 민족의 말과 글이 사라지면 그 민족 고유의 문화가 훼손되고, 그 민족 고유의 문화가 사라지면 그 민족의 근본이 무너져서 결국 그 민족은 소멸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인 1929년 10월 ‘조선어학회’의 ‘조선사전편찬회’의 108명의 회원은 우리 말 사전을 편찬하려 하였다. 조선의 말과 글을 보존하려한 행위는 필연적으로 일제로부터 무자비한 탄압을 받았다. 그 대표적인 탄압이 바로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이다. 조선어학회의 주요 인사들은 ‘내란죄’에 몰려 33명이 체포되었고, 그중 ‘이윤재(1883년~1943년)’와 ‘한징(1887년~1944년)’선생은 옥중에서 고문을 받아 옥사하였다.

우리말 사전은 이렇게 몇몇 뜻있는 지식인들의 힘만으로 완성된 것은 아니다. 영화 말모이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오는데, 조선어학회가 발간하는 ‘한글’이라는 잡지에 ‘전국의 사투리를 모집 합니다’라는 광고를 하자 전국 각지에서 사투리와 사투리에 대한 설명 그리고 후원금까지 조선어학회에 폭풍처럼 전달되었다.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려고 한 민초들의 힘이 모아진 것이다.

우리 민족의 영광사와 수난사를 살펴보면 수난의 시기에 한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나라의 위정자들은 저마다 자기 당의 이익챙기기와 당쟁에 급급하고, 나라의 미래와 비전을 뒷전으로 미루다가 수난을 당한다. 그 수난시기에도 위정자들은 개인의 신상에 별 탈 없이 그런 시국마저 활용하여 개인의 영달을 계속 추구한다. 수난시기에 수난을 고스란히 겪는 것도 민초들이고, 민초들의 힘에 의하여 수난을 극복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어떠한가? 국가의 미래와 비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그들끼리 정책경쟁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자기당의 이익챙기기와 당쟁에 집중하고 있는가? 국민들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든, 손혜원 의원이든 이런 사건들이 단지 당쟁용으로 활용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당쟁은 우리 국민의 희망을 앗아간다. 우리 국민은 미래의 희망과 비전을 보고 싶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국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토론하고, 투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또 그러라고 세금을 내는 것이다. 국민들은 내가 낸 세금이 아깝지 않는 나라에서 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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