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국운을 탄식한다
요즘 들어 방송 뉴스를 보기가 무섭다. 또 무슨 말들이 나올지 긴장부터 하게 된다. 정치인들의 막말이 거침없이 쏟아지며 헌법을 부정하고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어 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나 하고 국운을 탄식한다.
한국당의 당대표 선출을 위한 후보군이 형성되면서부터 5·18망언이 튀어나오더니 이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옳네, 그러네’로 국민들을 뒤흔들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국무총리였고 탄핵정국의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니었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되게 방관한 총리였던지 아니면 아예 정사에 무능했거나 자신의 안위와 영달만을 위해 대세에 편승했던지 세월이 지나면 더 명확하게 밝혀지겠지만 당시에는 입 다물고 있다가 딱 한번 탄핵에 대한 승복의 뜻으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합니다’하며 갈등과 대립을 마무리 할 때라고 했던 그가 한국당 전당대회 TV 토론에서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 돈 한 푼 받은 거 입증되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과연 탄핵이 타당한 것인가’하고 탄핵을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말은 왜 당시에는 안 한 것인지 못 한 것인지를 말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다음 토론에서는 ‘탄핵 결정에 대해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씀드렸다’라고 해 놓고 이어지는 질문의 답에서는 ‘절차적인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바꿔 말하면 법원에서 재판 중인데 탄핵결정이 돼버렸습니다’ 라고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또 다음 토론에서는 오락가락하고 모호한 답변에 쐐기를 박으려고 탄핵에 대한 O·X를 물었을 때는 ‘X'라고 하면서 ‘△’라고 답하고 싶다고 했다. 이쯤 되면 신조도 지조도 묵살하고 헌법을 부정하고 촛불집회를 부인하는 것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당이다. 제1야당의 당대표로 끝내려는 것이 아니라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지도자의 모습이 이정도이면 어찌 국운을 탄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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