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북핵 폭탄돌리기와 보여주기 쇼를 끝내라
시론-북핵 폭탄돌리기와 보여주기 쇼를 끝내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2.27 19:3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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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식/정치학 박사·전 주 벨라루스 대사

강원식/정치학 박사·전 주 벨라루스 대사-북핵 폭탄돌리기와 보여주기 쇼를 끝내라

북핵이 세계적 위협으로 대두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북한이 핵사찰을 거부하여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1993년 3월부터 치더라도 벌써 26년이 지났다. NPT체제 종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북핵을 도대체 사반세기가 지나도록 막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

첫째, 한국도 미국도 중국도 북핵 폭탄돌리기를 해왔다. 1993년 당시 미국(1.20)과 한국(2.25), 중국(3.27)에는 모두 새 정부가 출범하였고, 북한의 NPT 탈퇴로 한반도정세는 ‘서울 불바다’가 공언될 만큼 위기상황에 빠져들었다. 북한이 미북대화를 요구하였기에, 또한 냉전 종식 후 미국이 유일 초강대국이 되었기에, 북핵문제는 미국의 주도로 다루어졌다. 그러나 선거 슬로건 “문제는 경제야!”로 당선된 민주당 클린턴 정부(1993-2001)는 북핵을 조용히 해결하려 했고 제네바 기본합의가 이루어졌다. 공화당 부시 정부(2001-2008)는 ABC(Anything But Clinton)로 일컬어지듯 클린턴의 정책을 뒤집고 싶었지만, 김대중 정부(1998-2003)의 적극적인 햇볕정책에 가로막혔다. 그리고 2002년 10월 북한의 핵개발 시인으로 제2차 북핵 위기가 터지고 2003년 1월 북한이 NPT를 다시 탈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정부는 동북아균형자론을 내세운 노무현 정부(2003-2007)와의 관계로 그동안의 대화 관성을 극복할 수 없었다.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6년 10월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하자, 이명박 정부(2007-2012)와 박근혜 정부(2012-2017)는 대북정책 수정을 모색하였지만 이번에는 민주당 오바마 정부(2008-2016)의 입장을 극복할 수 없었다. 중국은 북핵을 미국과 한국에 대한 카드로 적극 활용하면서 이익을 취하기만 했고, 북한은 핵개발명분과 실리를 나름 쌓아가면서 핵무기 및 미사일 기술을 발전시켜 나갔다.

둘째, 폭탄돌리기를 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북핵 제거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음을 강조하는 보여주기쇼를 통해 국민과 세계를 속여 왔다. 수건돌리기는 흥겹게 수건을 옆으로 넘겨버리지만 국가정책은 놀이가 아니다. 이리하여 북한의 6차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여 입으로는 수없이 ‘제재와 압박’을 강조했지만, 각종 보여주기 회담을 통해 폭탄돌리기의 명분을 쌓기 바빴다. ‘대화와 협상’의 얼굴로 포장하고, 평화경제론을 내세우며 ‘안보와 경제의 교환’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수식하였다. 이런 가운데 대화를 추진해온 온건파들은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관성과 기득권의 국제연대를 형성했다.

셋째, 이판사판 벼랑 끝 전술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은 늘 현실로 실감되었기에, 자기 앞에서 폭탄이 터질 두려움에 떨며 현상유지와 우유부단한 정책을 지속해 왔다. 전쟁을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러나 전쟁을 불사하는 용기를 갖고 위기를 세상에 밝히고 대응해야만 전쟁을 막을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북핵 폐기의 구체적인 복안과 전략도 없고 용기도 없었기에 북한의 핵개발을 방치하며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했다.

지금까지의 북핵 전개과정은 비겁한 폭탄돌리기와 보여주기 쇼였다. 다른 사람 다른 국가에게 폭탄만 떠넘기면서 한편으로 자신은 평화와 대화로 포장하며 국민과 세계를 속여 왔던 것이다. 그 사이에 북핵은 나날이 고성능화되고 중장거리 미사일 운반수단까지 확보했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 폭탄이 터져버리고 핵확산의 판도라 상자가 열리기 전에 해결해야만 할 때이다. 만전의 대비태세를 갖추면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폭탄해체 작업에 즉각 착수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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