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3·1운동 백주년, 여성 독립운동가 재조명해야
기고-3·1운동 백주년, 여성 독립운동가 재조명해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3.06 18:5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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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

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3·1운동 백주년, 여성 독립운동가 재조명해야


1910년 2월 14일 중국 뤼순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피고인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 의사였다.

이 소식을 들은 조마리아(1862∼1927, 본명: 조성녀) 열사는 편지 한통을 썼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다른 마음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刑)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걸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항소를 포기한 안중근은 1910년 3월 26일 뤼순감옥에서 어머니가 만든 수의를 입고 순국했다.

이 말은 우리 독립운동 역사상 가장 비장하고 슬픈 한마디로 남아있다.

조마리아 열사는 이후 김구의 어머니 곽낙원과 함께 독립투사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정부는 2008년 8월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독립유공 포상자는 총 1만 5511명이다.

건국훈장 10,965명, 건국포장 1280명, 대통령 표창 3266명이며 여성은 432명에 불과하다.

약 2,000명의 여성이 독립운동에 참여했지만 유관순 열사 외에는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자 안중근’으로 불리는 남자현 열사의 건국훈장 대통령장(2등급)이 유일하다.
영화 ‘암살’에 나오는 안옥윤(전지현)의 모델이며 손가락을 잘라 세 차례 혈서를 쓰고 무력 투쟁에 앞장섰다.

일본 한복판 동경에서 2·8 독립선언을 외치고 그 선언문을 국내로 반입해 3·1운동의 기폭제가 된 김마리아 열사도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인 권기옥 열사는 여성 의병장으로 30년 동안 항일 운동을 했다.

20년 이상 국내외를 넘나들며 일제 침략에 맞서 싸운 장성심 열사는 지난 3월 1일 건국포장을 받았다.

필자는 서대문 형무소를 둘러보며 애국지사들의 고난과 고귀한 정신에 고개를 숙였다.

이육사는 ‘절정’에서 혹독한 일제 치하를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라고 비유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꽃으로 된 봄 무지개’는 숭고한 희생으로 이룩한 ‘자유’의 가치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여성독립 운동가들을 찾아내고 재조명해야 한다.

3월, 독립선언서 필사로 나라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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