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미세먼지보다 더 나쁜 것은?

요 며칠 뉴스를 틀 때마다 미세먼지 소식으로 아우성이다. 뉴스를 보면 서울은 사람 살 곳이 아니다. 서울만 그런가? 대한민국 전체가 모두 돌아다니면 안 될 곳이 되어 있다. 이때다 싶은지 미세먼지가 정쟁의 화두가 되어서 책임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책임도 있고 우리의 책임도 있다는데 일찍이 미세먼지를 염려한 영국이나 일본에 비해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니 그 잘못의 원조는 이전 지도자들 일 것이다.

하기사! 미세먼지 걱정할 여유가 어디 있었겠는가! 잘 먹고 잘 사는데 급급해서 공기 걱정까지 할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었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공업단지가 내뿜는 매연에 대한 제재를 하고 2003년부터 ‘디젤차NO작전’이라 하여 7년 이상이 된 버스나 트럭 등의 디젤차가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운행을 중단시키고 벌금까지 물게 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렸다. 그리고 지원 법안을 마련하여 저감장치를 달게 하고 매연이 적은 휘발유 전기 등의 하이브리드 차를 타도록 많이 보급하고 차량도 소형화를 추진했다는데 우리는 어떤가? 미세먼지 때문에 난리를 치면서 정부를 비난하지만 지난 정부에서부터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대안 마련을 하지 않고 놔 둔 것이 더 문제이기 때문에 책임 공방은 의미가 없다.

지금 우리가 한가하게 정치권이 이 문제를 두고 싸우는 꼴이나 봐야 하는가? 그 놈의 경제 경제 운운하는 사이 성장률에만 메여서 공장을 풀가동 시키고 소비 촉진을 부추기고 그러다보니 전기는 한없이 필요하고 사람들은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이유로 갈수록 첨단의 전자제품을 사용하여 그 수요가 급증하는 세상이다. 미세먼지를 떠드는 동안 공기청정기 수요는 또 얼마나 엄청난가! 어쩔 때는 또 다른 소비의 촉진을 진작시키려 기업들이 운용하는 언론사가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더 주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우리는 지금 돈 버느라 스트레스 받아 건강하게 살겠다고 웰빙 음식 사먹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누리는 삶의 질에 비례해 너무 작은 한반도 반쪽에 살고 있고 더구나 한 곳에 너무 뭉쳐 산다. 그리고 하나도 아끼지 않고 각자 책임지려 하지 않으면서 핑계 대는 쪽에 말을 보탠다. 우리 문제보다 중국에 원인을 대는 것으로 모든 문제를 정리하려고 하는 것이다. 중국이 원인이라고 해도 당장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뭐든지 지적하고 탓하는 것으로 이 상황에 대한 화풀이만 하고 있다.

다행히 13일에 국회에서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된 긴급법안을 처리한다고 하는데 미세먼지를 두고 여야가 나눠진다는 것은 한심하다. 야와 야는 국민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생각을 주장하다보면 싸울 수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 저감대책은 더 도와서 합당한 법안을 만들도록 애쓰고 중국과도 긴밀히 논의하여 풀어야 하는 문제다. 미세먼지 문제로 중국과 싸울 수 없듯이 우리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정치적인 이슈로 끌고 가면 안 된다.

지구상에서 살아있는 생물 중에 쓰레기를 배출하는 건 인간밖에 없다. 물론 살아있는 모든 것은 먹이 활동으로 인하여 배설물을 분비하지만 그것들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 순환한다. 아름다운 매화 꽃잎도 거짓말 같은 벚꽃도 그 꽃잎들이 떨어져 피해를 주었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매사 인간이 문제다. 그렇다고 환경을 생각해서 인간이 모두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므로 우리는 이 작은 지구에서 서로 잘 살아나가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 중국도 자신의 인민들을 미세먼지에 더 놔둘 수 없을 것이다. 또 이 문제로 대한민국과 싸워서 반중 감정을 갖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대외적인 것은 정부에 맡기고 이제 우리를 돌아보자. 대중교통을 이용할 생각이 있는가? 전기를 좀 덜 쓰려고 노력하는가? 더 작은 차를 타려고 하는가? 도시를 떠날 생각이 있는가? 미세먼지보다 더 나쁜 것은 이기심이라는 먼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