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석가모니 보리수
진주성-석가모니 보리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3.10 19:2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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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석가모니 보리수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석가모니 보리수’를 김해시에 기증해 화제를 모았다. 불교 발생지인 인도가 신성시하는 ‘석가모니 보리수’를 김해시에 기증해 2000년 전 시작된 특별한 인연을 전 세계에 과시한 것이다. 이 보리수 묘목은 현재 생육 안정화를 위해 김해시와 국립수목원이 협력하여 국립수목원 열대 온실에서 특별관리를 받고 있으며 안정화 기간을 거치고 나면 김해시로 옮겨져 일반에 공개된다고 한다.

김해시가 기증받은 보리수는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인 인도 비하르주 보드가야 마하보디 사원의 보리수로서 기원전 6세기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에서 고행을 하다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 인도에서 불교 3대 신성목(神聖木)의 하나로 신성시되고 있는 석가모니 보리수의 후계목이다. 인도 정부는 지금까지 태국, 스리랑카 등 7개 국가에 석가모니 보리수 8본을 기증했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한-인도 정상회담의 우호 상징목으로 기증받은 바 있다고 한다.

보리수나무는 원래는 피나무라는 이름의 나무지만 동그란 열매를 염주재료로, 목재를 목탁 만드는 데 쓰면서 내력을 알 수는 없지만 보리수나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보리수나무는 약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가을에 익은 빨간 열매를 따서 설탕에 쟁여 두면 물이 우러나오는데 이것을 먹으면 천식이 감쪽같이 치료된다고 한다.

석가모니 보리수가 신성시되는 것은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에서 고행을 하시다가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왕자의 신분으로 태어난 석가머니는 결혼해서 두 아들까지 두었으나 생로병사의 고통을 보고 29세에 출가해서 6년간의 고행 끝에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된다. 깨달음이란 곧 참된 나를 되찾고, 내가 누구인지를 깨닫는 것이다. 석가모니는 깨닫는 사람 모두가 부처가 된다고 설법했다.

석가모니는 궁궐에서의 물질의 무상함을 알고 스승을 찾아 헤메었으나 만나질 못해 스스로 공부하기를 작심하여 온갖 유혹과 미혹을 뿌리치고 마침내 보리수 아래에서 무상대도를 얻으신 것이다. 석가모니는 태어나실 때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게송을 남겼다. 이 게송은 직역하면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는 뜻이지만 원래의 뜻을 보면 '유아독존'의 ‘나’는 단 한 명의 개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천상천하’에 있는 모든 개개의 존재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내가 나의 존귀함을 알듯 나 아닌 남의 존귀함도 깨우쳐야 함을 역설하는 것이다.

인도 총리가 기증한 석가모니 보리수나무를 계기로 무한한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신 부처님의 정신을 되새겨 중생 모두가 대각(大覺)은 아닐지라도 소각(小覺)이라도 이루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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