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고, 동시효빈(東施效顰)
기고-경고, 동시효빈(東施效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3.18 14:5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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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
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경고, 동시효빈(東施效顰)

중국 4대 미녀는 서시, 초선, 왕소군, 양귀비로 불린다.

이 중에서 매혹적인 모습에 반해 헤엄치는 것을 잊은 물고기가 가라앉았다는 ‘침어미인(沈漁美人)’의 주인공 서시가 으뜸으로 꼽힌다.

《장자》 〈천운편(天運篇)〉에 ‘동시효빈(東施效顰)’ 고사성어가 있다.

월나라 절세미인 서시는 가슴통증 때문에 이맛살을 찌푸리는 습관이 있었다.

같은 마을에 사는 추녀 동시는 그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는 비결이라 여겼다.

사람들은 무작정 서시를 따라하는 동시의 흉한 모습에 고개를 저으며 멀리했다.

자신의 본분을 잊고 무조건 모방하려는 태도를 경계하라는 교훈이다.

필자는 낡은 가치관에 갇혀 부당한 관행을 답습하면 안 된다는 의미로 본다.

새 정부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시대적 소명과 함께 출범했다.

적폐청산의 칼날이 권력형 비리·인사비리 등 부정부패와 각종 반칙행위의 환부를 상당부분 도려냈다.

국제투명성 기구의 ‘2018년 부패인식지수’ 조사 결과가 좋은 증거다.

한국은 역대 최고 점수로 조사대상 108개국 중에서 전년보다 6계단 상승한 45위를 차지했다.

대통령께서는 “적폐청산 노력에 대해 국제사회가 평가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2월 1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대규모 유통분야 서면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8개 납품업체 중 94.2%가 불공정 거래 관행이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부정부패와 부당 관행의 터널에서 공평·공정·정의의 역으로 달리고 있다.

과학철학자 토머스 쿤은 “패러다임을 바꾼다고 해서 당장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패러다임을 바꿔야 다른 세상에서 살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관행이 수사 선상에 올라 ‘하던 대로 했을 뿐’이라는 변명에 단죄가 내려지는 경우가 있다.

수사관의 입장에서 보면 선진시스템 도입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우물 안 개구리도 문제지만 서서히 끓는 냄비에 있는 개구리는 현실적 위험에 직면해 있다.

한치 앞도 장담 할 수 없을 만큼 모든 것 들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인식 전환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본립도생(本立道生)’ 다시 기본을 바로 세우고 나아가야 한다.

잘못된 과거를 답습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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