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문명정치와 미개정치
도민칼럼-문명정치와 미개정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3.24 14:5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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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에듀맥스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
김병진/에듀맥스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문명정치와 미개정치

문명인의 뜻은 문명이 발달한 사회에서 사는 사람이다. 미개인은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여 문화와 인지의 발달수준이 아직 낮은 사람을 의미한다. 자신이 미개인이 아니고 문명인이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문명인 취급을 받으면 기분이 좋지만, 미개인 취급을 받으면 매우 분노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문명인과 미개인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그 구분은 단순히 학력이나 직업 사회적 지위 등에 따르지 않는다. 문명인과 미개인의 결정적인 구분은 그 사람이 에티켓과 매너를 지니고 있느냐에 따른다. 에티켓과 매너를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예의’라는 의미로 동일하게 해석하여 사용한다. 그러나 에티켓과 매너는 차이가 있는 개념이다. 예컨대 화장실 용무가 급하여 화장실에 들어가 노크를 하는 것은 에티켓이다. 그러나 문을 두들길 때 안에 있는 사람이 놀라지 않게 노크를 조심스럽게 한는 것은 매너이다. 또 하나의 예를 들자면 학교 수업시간에 수업이 시작되면 학생이 강의장에 미리 입장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에티켓이다. 그러나 수업시간의 매너는 강사의 말에 집중에 주고, 강사에게 관심을 표명하는 것은 매너라고 한다. 그래서 에티켓은 ‘있다’ 혹은 ‘없다’라고 말하고, 매너는 ‘좋다’ 혹은 ‘나쁘다’라고 표현한다. 문명인은 에티켓이 있고, 매너가 좋은 사람이어서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는다. 미개인은 에티켓이 없고, 매너가 나빠서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준다.

이런 의미에서 ‘문명정치’는 문명인들이 하는 정치이다. 문명정치는 에티켓이 있고, 매너가 좋아서 국민들의 호감도를 높인다. ‘미개정치’는 최소한의 에티켓도 없고, 매너도 아주 나빠서 국민들의 호감도를 떨어뜨린다. 5.18 막말 같은 사례는 에티켓도 없고, 매너도 나쁜 미개정치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미개정치를 하면 그 소속당의 지지도가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은 미개정치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어쩌다 볼 수 있는 문명정치의 한 장면을 보면 의심의 눈으로 봐야하는 안타까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어떤 국민을 포옹하면 뭔가 의심의 눈초리로 봐야하는 비정상적인 시대인 것이다. 이제 우리 국민도 문명인들이 하는 문명정치를 보고싶다. 최소한의 에티켓이 있고, 매너가 있는 그야말로 품격을 갖춘 정치와 정치인들을 보고 싶다. 우리 자식들에게 에티켓과 매너를 배우려면 TV와 언론에 자주 나오는 정치인들을 보고 배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시대를 살고 싶다. 미개정치인들은 스스로 소멸할 수 밖에 없고, 문명정치인들이 찬란하게 꽃피우는 그런 문명시대를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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