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징크스(Jinx)
아침을 열며-골프, 징크스(Jinx)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3.24 14:5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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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골프, 징크스(Jinx)

완연한 봄이 우리 곁에 왔다.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벚꽃의 개화도 예년에 비해서 일주일 정도 앞당겨진다고 하니 오는 봄이 가고 여름이 금방이라도 올 것 같다. 봄이 다가옴과 동시에 산과 들에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특히, 실제 골프장과 연습장에도 마찬가지다. 저마다 겨우내 갈고 닦았던 실력을 뽐내고 싶기라도 하듯이 사람이 많아서 좋은 자리 잡기가 만만치 않다. 늘 강조하는 얘기지만 아무리 급하고, 시간이 없더라도 운동 전에 준비운동은 반드시 하고 시작했으면 한다. 특히, 인근 골프연습장의 경우 월회원제로 등록 혹은 쿠폰을 사서 이용할 경우는 90분씩 주어지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덜한데, 1회권 사용자 대부분은 고작 60분만 시간이 주어지기에 가방을 갖다 놓자마자 서둘러 공(ball)을 쳐대기 시작한다. 그것도 공이 이기나 내 몸이 이기나하는 내기라도 하는 심정으로 세게도 쳐댄다. 만약 공도 생명이 있는 생물이라면 세게 쳐대는 사람에게는 공도 피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겨우 맞은 공도 똑바로 날아가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비행(飛行)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공이 잘 맞지 않으니 화가 나서 더 세게 치면서 자신의 몸을 혹사(酷使)한다. 그러니 몸이 멀쩡하겠는가? 어딘가가 벌써 고장 나기 시작했을 것이다. 반대로 공을 부드럽게 치는 사람의 공은 골퍼가 애쓰지 않아도 공이 알아서 골프채의 정중앙(sweet spot)에 맞아서 골퍼가 원하는 거리와 방향으로 아름답게 날아간다.

징크스(Jinx)는 ‘재수 없는 일’, ‘불길한 징조의 사람이나 물건’, ‘으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악운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정의된다. 그렇다면 골프에서의 징크스는 어떤 경우에 발생하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한마디로 징크스는 ‘악운’을 말한다. 더구나 없애고 싶은 이놈의 ‘악운’은 반드시 자신이 만든다고 하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예를 들면, 바로 앞에 해저드(hazard : 연못이나 웅덩이 등)가 있다면 벌써 불안하기 시작한다. 특히, 중요한 순간일 때 해저드에 빠지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엄습(掩襲)해오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공이 해저드에 빠지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한다. ‘그러면 그렇지! 빠질 줄 알았어!, 내 실력에 해저드를 넘기는 것은 무리였어!’와 같은 넋두리를 하게 된다. 이런 경우가 한번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어느 틈에 해저드 앞에만 서면 그 불안감이 골퍼를 바보로 만든다. 거기다가 동반자들도 한마디씩 농담반 진담반(앞에 해저드 있어! 조심해!, 불안하면 바로 넘기지 말고 끊어서 넘어가지! 등)으로 해저드에서의 불안감을 더 부추긴다. 이렇듯 동반자들의 바람과 예상대로 해저드에 몇 번 빠지다보면 골퍼는 주눅이 들게 되고 평상시 멀쩡했던 스윙도 해저드 앞에만 서면 이상한 짓거리로 경기를 망치는 경우의 수가 흔하다. 그렇다면 골프에서의 징크스는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그것은 결자해지(結者解之)가 최선이라고 판단된다. 징크스를 만든 사람은 동반자가 아니고 골퍼 자신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도 본인이라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동반자와 캐디를 탓하게 된다. 그렇다고 골프장 중앙에 버티고 있는 해저드가 마음먹기에 따라 해저드가 없는 것처럼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해저드를 인지하고 어떻게 넘어가는 것이 최선의 확률일지를 고민하면 된다. 만약 해저드를 넘겨야하는 거리가 부담스럽다면 최대한 해저드 앞쪽까지 잘라서 끊어 가면 된다. 넘겨야하는 거리가 충분하다면 한번만이라도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과 희열감을 통해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프로든 아마추어든 해저드에 대한 불안감은 다 갖고 있기에 어떻게 전략을 세워서 불안감을 줄이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만들어 불안감을 유발하는 징크스에서 벗어나야 골프가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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