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 향하는 창’…프레임 너머로 나를 보다
‘안으로 향하는 창’…프레임 너머로 나를 보다
  • 윤다정기자
  • 승인 2019.03.31 15:46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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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박현곤 교수 개인전 오는 2~16일 부산 갤러리 이듬
소외와 욕구 표현…거울 등 이용해 3차원적 공간으로 구현
경상대 박현곤 교수 作
경상대 박현곤 교수 作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박현곤 교수는 오는 2일부터 16일까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갤러리 이듬에서 ‘안을 향하는 창’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개막식은 4일 오후 6시에 마련된다.


박현곤 교수는 우리 주변의 각종 사물에 깃든 현대인의 감성과 욕구에 관한 작업을 계속해왔다. 프레임 너머의 또 다른 공간을 연출해내는 박현곤 교수의 이번 작업은 현대인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외로움과 소외, 쓸쓸함에 대한 것이며 동시에 다른 공간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를 다룬다.

작업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다양한 일상의 소품들이 배치된 깊이 있는 공간이고, 다른 하나는 화분 또는 들풀 이미지를 중첩해 보여주는 작업이다. 화분은 그것이 본래 자연물인 식물을 인공의 공간 안에 손쉽게 들여놓기 위해 만들어진 인간 중심적인 사물이라는 점에서 선택됐다.

박현곤 교수는 “이 두 가지 작업 모두 표현 방법적인 면에서는 2차원적 평면에서 3차원적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전통회화에서 사용했던 재료에서 벗어나 LED, 거울 등의 다양한 장치와 소품들의 배치를 통해 3차원적 공간을 직접 구현함으로써 그 공간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를 관람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텅 빈 거리의 가로등, 책상 위의 흐트러진 책들, 텅 빈 방에 홀로 켜진 조명 그리고 전체적으로 회색톤 색감 등은 작가의 감성으로 바라본 현대사회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특히 이번 작업은 공간을 보여줌으로써 어떤 특정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소품과 빛을 활용하고 연출하는 과정이 작업의 주된 과정이 됐다. 이렇게 작가의 의도가 담긴 연출된 이 공간도 허구의 공간 즉 허상이며, 그 공간이 담고 있는 분위기는 관람자가 형성한 상상이다. 관람자의 적극적 참여는 현대미술에서 작품의 일부로 이해될 만큼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거울을 활용해 구현한 깊이 있는 공간은 관람자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장치이며 관람자를 특정의 공간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다.

그래서 박현곤 교수는 “머리나 허리를 숙이고 ‘들여다보는’ 관람자의 행위 자체도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고 말한다.

작품 액자는 관람자가 속한 공간과 구별되는 또 다른 공간을 보여주는 하나의 창이 된다. 창은 이전 작업에서도 다루었듯이 허락되지 않은 공간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와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또 다른 공간에 대한 들여다보기를 통해 관람자들이 보는 것은 관람자 자신의 내면과 맞닿아있다. 프레임 너머의 밖은 바로 나 자신의 안이라는 역설적인 관계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윤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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