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새봄 맞으려네
도민칼럼-새봄 맞으려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4.01 15:0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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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새봄 맞으려네

새봄은 약동의 계절, 봄을 찬탄한 시인들의 글이 가장 많고 다른 사고도 많이 일어나는 계절, 새봄 알리는 따뜻한 햇살과 푸른 언덕 차나무 싹 향기 물씬 풍기는 4월에 접어들어 식목일 청명(淸明 4.5). 한식(寒食 4.6). 임시정부수립일(4.11) 4·19혁명기념일. 곡우(穀雨 4.20). 새마을의 날(4.22). 충무공탄신일(4.28) 등 크고 작은 행사가 겹쳐 길어진 일조시간만큼 봄날은 바쁘다.

계곡의 나머지 찬바람, 미세먼지도 엊그제 내린 봄비로 화창하게 갠 봄 하늘이 어느 때보다 눈부시다. 뜰 앞 자목련은 일찍부터 활짝 피어 자리를 잡아 눈길을 끄는 순간 <봄 오는 소리>를 들었던 시인의 가슴에 손방망이로 내려 찻자리를 핀다.

찬상에 울음 숨 있어/ 자신의 첫 울음 소리/ 숨 알림 오는 봄 소리/ 제비 꽃 눈썹 사이의 웃음/ 그 토록 모질게 몰아도/ 쇠 투구를 잡아 벗긴다.

아지랑이 꽃 피어 낸 소리 말/ 찻잎 따는 처녀 손가락 울고/ 말끝 숨긴 수줍은 마음/ 뾰족 내처 보이는 새 생명들/ 무엇이 그리 부끄러워/ 어망가시에 봄 자국이 남고/ 노랫가락 산새소리/ 봄 아침소리 낸 차밭/ 얼굴 빎이며/ 자욱한 다향의 노래/ 헐헐 바람을 막아/ 차향 사랑 굴러/ 개울마다 봄 오는 소리 전하네.

꽁꽁 언 얼음조각도 아랑곳 앓고 큰소리치며 함께했던 숲 놀이터를 달리며 즐기던 지난 봄날을 기억해 보면서 횐 눈도 사라진 겨울이 아쉽지만 새봄을 맞을 준비는 너 나할 것 없이 바쁘고 고되지만 봄꽃 잔치가 한창이고 봄 향기를 들어 마시는 농부는 들판으로 내어 갈 농기구에 기적을 울리며 기름칠로 겨울잠을 깨우는 순간마다 봄 햇살의 즐거움을 느낀다.

다정한 사람들 끼리 옹기종기 모임 자리가 시작되어 활동일기를 열심히 계획을 세워 진행하려는 동안 김춘수 시인의 <봄 바다>를 낭송하여 본다.

모발을 날리며 오랜만에/ 바다를 바라보고 섰다/ 눈보라도 걸리고/ 저 멀리 물거품 속에서/ 제일 아름다운 인간의 여자가/ 탄생하는 것 본다.

어쨌든 봄은 생명의 계절이며 시작의 계절이다 쓴맛을 봐야 단맛의 귀중함도 알게 된다, 혀는 단맛, 쓴맛, 짠맛, 신맛을 느끼며 쓴맛은 혀의 안쪽, 단맛은 혀끝, 신맛은 혀 양쪽, 짠맛은 혀의 전체에서 느끼고, 사람들은 이중에 단맛을 가장 선호하나, 맛의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맛은 쓴맛을 잘 다루어야만 음식 맛이 잘 살아난다고 한다.

쓴맛은 입안을 깔끔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입맛을 제대로 느끼도록 하고, 쓴맛은 의외로 몸을 좋게 하는 영양소가 들어 있으며, 봄나물 중에 쓴맛은 원기와 함께 간장을 해독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녹차를 스스로 애용한다, 사람들의 삶도 이와 비슷해서 기분이 좋으면 누구나 친절하고 겸손한 인격자가 될 수 있다.

쓴맛을 경험하는 순간 그 사람의 본래 인품을 알게 되듯이, 쓴맛을 통해 맛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상대의 진정한 됨됨이를 알려면 깊은 쓴맛의 시간들을 보내봐야 하며,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친절할 수도 있고 친절하게 대할 수 없듯이, 고난의 쓴맛 후에 단맛의 귀중함을 아는 것이 지혜이고 오늘의 실상이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 남을 속이는 사람이고 더 나쁜 사람은 나를 속이는 사람이다. 남을 믿지 못하는 사람보다 더 불쌍한 사람은 나를 믿지 못하는 사람으로 다른 사람의 위로를 받지 못하는 사람보다 슬퍼하는 나를 위로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마음을 산에 두면 산으로 가듯이 마음을 좋은 곳으로 혹 나쁜 곳 등 인도하는데 따라 그쪽으로 따라 가듯이 국민들은 따라 가게 된다.

그렇게 비핵화를 외치고 이 땅에 영원히 전쟁 없다고 다짐했고 남북대화도 하노이회담 마저 봄맞이가 아니었다. 겨울 외투를 벗게 될 4월의 따뜻한 봄날처럼 종속변수가 없을까. 여러분과 함께 담론을 호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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