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훈 칼럼-통영 고성 보선 승리의 교훈
강남훈 칼럼-통영 고성 보선 승리의 교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4.04 16:5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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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훈/본사 부사장·주필

강남훈/본사 부사장·주필-통영 고성 보선 승리의 교훈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통영·고성에서 승리했다. 진보진영의 아성이라 할 수 있는 창원성산에서는 민주-정의당 단일후보에게 아깝게 역전패했다. 1승1패. 기록상으로 보면 반타작을 해 나름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아쉬움이 남는 선거다. 2:0 승리를 목전에서 놓쳐 아쉬움은 더 컸다. 정치권 입문 40여일 만에 제1야당의 대표에 오른 황교안 대표로서는 두 곳 모두 승리했으면 ‘황교안 효과’를 입증하며, 당내 입지(立地)를 더욱 탄탄히 다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당의 통영·고성 보선 승리는 상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실지(失地)를 회복했다는 측면과 국민들이 원하는 ‘새로운 인물’을 투입하면 비록 ‘기울어진 운동장’이지만 민심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선거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통영시장, 고성군수는 물론 광역·기초의원까지 상당수 당선시켰다. 명함조차 내밀기 힘들었던 과거와는 사뭇 달랐다. 보수의 전통 텃밭이라고 여겼던 지역이 민주당의 표밭으로 순식간에 변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한국당의 충격은 더 컸고, 이번 보선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두됐다.

한국당의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민주당의 ‘바람’ 탓으로 돌리는 이들도 있지만,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찍을 만한 후보가 없었다는 점을 더 강하게 지적한다. 민주당은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기 위해 타당 인사까지 영입하며 노력했는데 비해 한국당은 그동안 지역에서 오랫동안 봐왔던 ‘식상한 인물’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었다. ‘그 나물에 그 밥’으로 표를 달라고 했으니 패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당의 이번 통영·고성지역 보선 후보 공천은 몇 차례 우여곡절을 겪었다. 공천이 임박한 시점에 당협위원장을 공모하면서 기존 인물로는 경쟁력이 없다며 두 차례나 추가 공모를 하는 등 진통이 있었다. 또 보선후보 공천에서도 새로운 지도부에 ‘공’을 넘기는 등 새 인물 찾기에 고심했다. 이 과정에서 정점식 전 대검 공안부장이 가세했다. 그는 정치신인들에게는 매우 두꺼운 벽으로 느껴졌던 당내 경선을 무사히 통과했다. 갓 정치에 입문한 그에게 당원과 국민들이 문을 연 것은 그만큼 한국당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그가 이번 보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텃밭을 사수할 수 있었던 것도 (외부적 요인이 없지 않았지만)이 같은 민심이 보선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창원성산의 경우 민주-정의당의 후보단일화가 한국당 패배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 그러나 민심을 움직일 만한 ‘감동공천’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충분히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냈고, 고정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기존 인물을 공천하는 바람에 ‘표(票)의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 물론 ‘새 인물이 나타나지 않아서…’라는 변명도 있을 수 있지만, 황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상주하다시피하며 총력지원에 나선 선거에서 막판 역전패한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제 정치권은 내년 4월 총선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당은 일찌감치 총선 준비에 들어갔고, 야당인 한국당도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산하 공천혁신소위원회 위원 구성을 마치고 공천룰 개정작업에 착수했다. 자연히 ‘물갈이 폭’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주(周)나라 주공(周公)은 아들 백금(伯禽)에게 ‘인재 우대’를 당부하면서 일목삼착(一沐三捉, 한 번 머리를 감을 시간이라도 세 번 나가 인재를 만나라), 일반삼토(一飯三吐, 한 번 밥 먹을 시간이라도 세 번 음식을 뱉고 인재를 만나라)를 역설했다. ‘한번 머리를 감을 동안’이라도, ‘밥 한끼 먹는 짧은 시간’에도 인재 찾기에 열중하라는 뜻이다. 탄핵쇼크로 2년여 혼수상태에 빠졌던 당(黨)을 재생시키기 위해서는 통영·고성 보선 승리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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